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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직장가]주변 상권 울상, 이런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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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1, "연말이라 송년회 매출을 기대 했지만 예약 전화조차 없네요. 직장가라 주말 장사는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고 평일 점심 장사와 저녁 회식 등 직장인 손님이 위주였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확연히 줄었어요. 평일 점심도 저렴한 가격 위주로만 팔리고 회식팀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적은 없었는데...." (직장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

#2, "점심도 가능하면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저렴한 메뉴로 선택해요. 그마저도 모두 더치페이(각자 계산)로 계산하고 커피는 자판기나 회사 비치된 것을 이용하죠. 회식은 부담스러워서 말조차도 꺼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직장인 B씨)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식당. 사진=아시아경제 DB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식당.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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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직장가 주변 상권이 울상이다. 생산과 소비가 조금씩 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지만 '생활 속 불황'의 그늘은 여전히 짙기만 하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편의점에서 값싼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편도족'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고 이마저도 부담스러워 도시락을 싸오는 '도시락족'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도 경기 침체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송년회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생략하는 추세다.
특히 연말을 맞아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불황의 여파로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에 기업체나 단체들의 송년회 문화도 바뀌고 있다.

이처럼 직장인이 점심비용을 줄이고 회사가 회식때 술자리 대신 간단한 식사나 티타임으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직장가 주변 상권이 타격을 주고 있다.

서울시 중구 광화문 일대에서 한우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예약은커녕 그냥 찾아오는 손님도 드문 것 같다"며 "송년회를 하겠다고 걸려오는 문의 전화 자체가 없다"고 한숨지었다.

강남구의 한 횟집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회식을 할 수 있게 30석, 50석 등 큰 방이 있지만 아직 예약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아무리 힘들더라도 연말에는 몰려드는 송년회 예약으로 넘쳐났지만 지금은 텅텅 비어있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메르스 여파로 힘든 나날을 보내 연말 특수를 기대한 직장가 주변 식당 상인들이 경기 침체 한파의 직격탄에 내몰린 것이다.

평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하는 모임은 찾아볼 수 없어 최근에는 자정이 넘으면 찾는 사람도 없어 인근 식당 주인들도 가게문을 일찍 닫는 편이다.

가게가 문을 닫으니 매출도 자연스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이들 업종은 경기침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더욱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장사가 되지 않자 영세 자영업자들의 폐점률도 높아지고 있으며 폐업 컨설팅을 받고 있는 상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불황을 모르던 식자재 유통업계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문을 닫는 음식점들이 늘어나면서 식자재 수요가 크게 감소해 식자재 납품 업체까지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타 업종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에서 완구점을 운영하는 C씨는 "과거 사무용품을 구매하기 위한 손님들로 호황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모두 인터넷 구매로 돌아서 손님이 뚝 끊겼다"며 "수입은커녕 임대료를 걱정하게 될 판"이라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자영업에 도전하는 이들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고용동향브리프에 따르면 올해 8월을 기준으로 한 자영업자 수는 562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3000명 줄었다.

자영업 진입이 줄어든 배경은 현저히 떨어지는 자영업 생존율, 직결된다. 최근 10년간 문을 연 업체 10곳 중 8∼9곳이 폐업하는 등 생존율이 급감하자,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자영업으로 뛰어드는 발길이 점점 끊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식당가에도 변화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직장가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식당들은 오래되거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식당 등 획일화 된 메뉴와 콘셉트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사원 D씨는 "회사 인근에 위치한 식당들이 대부분 비슷한 메뉴 일색이고 서비스 또한 좋지 못한 곳이 많다"며 "직장인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만한 메뉴 개발이나 서비스 개선, 리모델링 등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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