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표현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시작은 중국이 먼저 했다. 중국은 시 주석이 영국을 방문하는 올해를 양국 관계 구축의 '큰 해(大年·big year)'라고 표현했다. 이에 영국은 올해의 중요성을 한층 더 끌어 올려 '황금 해(a golden year)'라고 받아쳤다.
서로가 더 화려한 표현법을 쓰려다 이러한 해프닝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양국의 목표는 하나다. 관계 강화 통한 경제적 '윈-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영국 방문이 일주일이나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중국과 영국이 수 주 전 부터 서로 경쟁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예우를 격상하고 있는 것은 경제 '윈-윈' 기대치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영국은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중국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단단히 벼르고 있다. 특히 118억 파운드(약 21조원) 비용이 들어가는 고속철 HS2(High Speed 2) 건설 1단계(런던~버밍엄) 공사를 중국이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달 23일 중국을 방문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중국 땅에서 HS2 건설 1단계 공사 입찰 절차 개시를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국은 또 잉글랜드 남서부 힝클리 포인트에 오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중국 자본의 투자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과는 달리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정치적, 외교적 이슈를 피해가며 경제 윈-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국 관계는 2012년 캐머런 총리가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를 만나 냉각됐지만 영국이 올해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면서 다시 화해 모드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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