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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新공포특급 '차이나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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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국제부장

백종민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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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국어사전은 공포(恐怖)를 두려움과 무서움이라고 뜻풀이 해 준다. 위키백과에서는 공포를 특정한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극렬하면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비이성적인 두려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공포의 경험은 대부분 불안을 증상으로 하기 때문에 공포 자체를 불안장애의 한 유형으로 보기도 한다.

공포에도 종류가 있다. 높은 위치에 대한 두려움은 고소공포증(acrophobia), 열린 곳이나 공공장소에 대한 두려움은 광장공포증(agoraphobia), 밀폐된 공간에 대한 두려움은 폐쇄공포증(claustrophobia) 등으로 불린다. 실체를 찾기 어려운 공포가 예측할 수 없이 가깝게 다가올수록 더 무섭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비이성적인 두려움이 깔린 공포가 가장 무서운 법이다.
이런 공포는 치명적인 페스트나 한여름 공포 영화처럼 빠르게 번져간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과 에볼라 공포도 치료약이 없는 점과 어떻게 전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병 자체보다 더 무서웠다.

과거의 공포가 국지적인 사안이었다면 첨단시대인 지금 한 지역의 공포는 어느 순간 전 지구인의 공포로 발전하곤 한다. 지난 6월 말 지구촌 경제에 공포의 대상이 됐던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그랬고 지금은 중국발 경제 공황에 대한 공포가 그러하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공포는 비이성적인 행동이다. 공포를 이기기 위해서는 이성이 필요하다. 이성은 공포를 극복하고 정확한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해법을 찾게 해 준다.
한국이 북한 공포를 극복한 것이 이성이 비이성을 지배한 결과다. 지난 주말 마트에서는 과거 북한발 혼란 시 등장하곤 했던 사재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해외에서는 한국인이 머리 위에 핵폭탄을 이고 사는 꼴이라 생각하지만 한국인들은 천안함 사태에도, 연평도 포격사건에도, 최근의 남북 관계 경색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생업에 종사하며 국가경제의 기반을 튼튼히 했다.

오히려 북한이 한국민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는 말도 안 되는 비이성적인 횡설수설을 늘어놓다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제 비오면 쑤시는 허리처럼 때 되면 나타나는 북한포비아는 공포가 아닌 잠시 지나가는 회오리바람 정도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위협으로 우리 사회 혼란을 노리는 북의 의도가 먹혀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중국발 공포특급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국발 경제 위기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중국경제의 자유낙하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설 카드가 남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여전히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고 성장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경제 속도의 속도와 질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차피 언젠가는 한번은 맞아야 할 변화이다.

중국발 블랙먼데이가 벌어진 이날 한국 코스피지수가 2%대의 하락에 그친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시아 주변국은 물론 유럽 미국 증시까지 6~8% 속락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낙폭을 최소화한 것은 과거 글로벌 증시 급락 시마다 패닉에 가까운 동반 추락을 보였던 대목과 분명 다른 모습이다.

마침 올해 2차 세계대전 종전 70년이다. 종전 이후 중국과 한국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왔다. 한국은 아시아의 용을 넘어 세계로 위상을 확대했고 과거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군림했다 몰락했던 중국은 주요 2개국(G2)으로 거듭났다. 중국식 표현대로 '신창타이(新常態)'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막연한 공포감으로 중국의 신창타이에 올라타지 못한다면 그 여파가 더 클 수 있다. 지금 차이나포비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우리 경제의 미래 운명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 차이나 포비아를 극복하고 카타르시스를 즐기는 날 그때가 대한민국이 진정한 경제대국이 되는 날일 게다.





백종민 국제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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