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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급 공무원 장관실 난동 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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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급 공무원 장관실 난동 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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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6급 공무원이 장관을 찾아가 난동을 부렸다고요? 금시초문입니다".

12일 한 언론에 보도된 '6급 공무원 난동' 사건으로 국민안전처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실이라면 안전처 공무원들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물론 박인용 장관의 체면 손상ㆍ채용 및 교육시스템의 문제점 노출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안전처는 해당 언론보도가 나오자마자 해명 자료를 내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요는 "해당 공무원이 당일 장관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난입ㆍ난동 보도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시아경제는 당일 목격자와 해당 공무원의 동료 등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지난달 29일 손님을 배웅하기 위해 집무실 문을 나선 박 장관의 눈에 낯이 선 직원 1명이 눈에 띄었다. 새로 발령받은 공무원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소속을 확인하고 대화를 나누는 게 습관인 박 장관은 그에게도 말을 걸었다.
"어디 소속이죠? 처음 보는 얼굴인데요?".

어딘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인사차 들렀다"고 답변한 사람은 로스쿨을 졸업한 후 지난달 21일 경력 채용된 6급 공무원 A씨였다. 채용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신입 직원이 장관실에 '인사차' 들렀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긴 했다.

그러나 붙임성이 좋은 박 장관은 "그럼 차나 한 잔 하자"며 A씨를 집무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란 것은 비서실 직원들이었다.

부랴부랴 비서실장이 장관과 A씨의 뒤를 따라 배석했고, 곧 탁자위에 찻잔이 놓여졌다. 하지만 A씨와 박 장관의 대화는 그리 오래 되지 못했다. 박 장관이 "사는 데가 어디냐?"는 등 일상적인 대화를 시도했지만 A씨는 바싹 긴장한 탓인지 자연스럽게 대화에 녹아들지 못했다. 박 장관의 물음에 짧게 대답만 할 뿐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결국 박 장관이 자신의 군 생활 경험을 소재 삼아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A씨에게 덕담ㆍ격려를 해주는 자리가 됐다. 그나마 바쁜 일정상 5분 정도 자리가 지속됐을 뿐이다. 이후 A씨는 장관실을 나왔고, 건강상의 이유로 병가를 낸 상태다.

결국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6급 공무원의 장관실 난입ㆍ난동' 보도는 실체와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가 너무 많아 힘들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한 적도 없었다. 오히려 배석했던 비서실장은 "A씨가 말을 너무 하지 않아 약간 이상하긴 했지만 인사차 들른 직원이 너무 긴장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전처 한 직원은 이에 대해 "장관실에서 누군가 난동을 부렸다면 당일 전체 직원들이 다 그 사실을 전해 들었을 텐데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며 "A씨의 돌출 행동으로 약간의 소동이 있긴 했지만 개인의 건강상 문제로 발생한 일로 해프닝 정도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안전처가 A씨의 당일 행동을 이유로 임용 취소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 내용도 사실과 거리가 멀었다. 안전처는 A씨의 행위가 이례적이었지만 건강 문제로 인한 것이었던 만큼 징계나 인사 처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련 규정 대로 6개월 시보 기간의 근무성적에 따라 정규 임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A씨의 소속 부서 관계자는 "A씨가 장기간 공부만 해서 그런지 사회나 조직에 적응하는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며 "직무ㆍ부서 적응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는 판단에 부처 차원에서 신규 직원에 대한 적응 및 부서 소개 등의 매뉴얼을 다시 살펴 보고 개선점을 찾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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