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엔저효과와 저유가를 등에 업은 하나투어 와 모두투어 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올 초부터 여행주의 비상이 심상치 않다는 증권가 전망이 속속 나왔는데 전날 발표한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두 회사 모두 엔저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4월 후반 엔-원 재정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900선을 밑도는 등 최근 엔저 기조가 지속됐다. 엔저로 여행경비 부담이 줄어들어 한국행(行)이 늘었다. 하나투어의 경우 일본 해외여행객은 1월 81.5%, 2월 59.1%, 3월 80.5% 등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여행객이 급증한 영향으로 동사 일본 자회사(하나투어재팬, 유아이관광버스, 스타샵앤라인)의 실적 개선과 함께 합산 매출비중 6.5%, 영업이익 비중 21.6%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해외 패키지와 항공권 판매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나 뛴 모두투어도 엔저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1월에만 일본 여행객이 80%나 늘었다.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에 두 회사의 목표주가도 올라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목표주가를 각각 14만5000원, 4만5000원으로 올렸고 대신증권은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종전 11만원에서 14만원으로 올렸다. 아직 목표주가에는 못 미치지만 깜짝 실적 발표 후 하나투어의 주가는 소폭 올랐다. 하나투어는 전 거래일보다 1.23% 오른 1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모두투어는 2.54% 떨어진 3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 주가 흐름의 경우 주가란 게 여러 가지 변수가 있고 장세 영향에 따라 빠질 수 있다"며 "또 어제 오늘 유가가 급등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유가가 올랐다고 갑자기 수요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유가 레벨이 100불대에서 50~60불대로 떨어졌다는 게 의미가 있지 40불대에서 60불대로 뛰었다는 건 여행 수요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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