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5개사 세전이익 5년 만에 최고치
2분기도 제한적 흐름 이어갈 듯…하반기 최대 변수는 美 금리 인상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조유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피 탈출'을 시도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도 1·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이미 증권사 손익분기점을 넘어 리테일 부문 수익이 껑충 뛴 데다 시중금리가 1%대로 떨어짐에 따라 채권 평가이익이 예상 외로 늘어난 덕분이다.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최대 변수를 감안하고도 일부 증권사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조심스레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6일 "올 들어 증시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며 "통상 업계에서 하루 거래대금이 7조원이면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최근 장내외를 합친 거래대금은 9조원을 넘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거래대금·저금리·구조조정 3박자…증권사 실적 '高高'= 삼성증권 , 한국금융지주 , 미래에셋증권 , NH투자증권 , 키움증권 , 현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거래대금·저금리·구조조정' 3박자가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연말까지 증권사별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비용 절감 효과까지 동반됐다는 분석이다. KDB대우증권은 1분기 주요 증권사의 실적이 2009년 이래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병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5개사의 세전이익은 1200억~1500억원으로, 5년 만에 최고치로 추산됐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2~3배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 고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다른 증권사처럼 거래대금이 늘어 브로커리지 수익이 어느 정도 회복됐고 시중금리가 내리면서 채권 평가익 덕분에 좋았다"며 "올해 연간으로는 5~6% 정도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광의통화(M2) 증가율이 8%대를 회복했고 시중에 묶인 800조원 이상의 부동자금이 저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처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라며 "기대수익률 충족을 위해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현대증권 측은 "2분기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초반 흐름만 보면 아주 좋다"며 "시장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2분기 실적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이는 유안타증권 고위 관계자는 "올해 5월까지는 증권 업황이 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올 들어 후강퉁 등 중국 관련 상품에 대한 높은 고객 인지도를 바탕으로 영업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최대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 이 때 우리 증시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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