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4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 한은은 32조6587억원의 화폐를 발행하고 21조850억원을 환수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현재 화폐 발행잔액은 전년 말보다 18.3% 늘어난 74조 8237억원에 달했다.
반면 1만원권권 비중은 매년 급감하고 있다. 작년 1만원권 발행잔액은 17조9463억원을 기록, 은행권 발행잔액의 24.7%에 그쳤다. 은행권 발행잔액 중 1만원권의 비중은 2008년 92%에 달했으나 5만원권 발행 이후 2009년 66%, 2010년 48%, 2011년 39%, 2012년 33%, 2013년 29% 등으로 뚝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에서 고액권 위주의 화폐수요가 증가하면서 5만원권 발행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유로존, 스위스, 일본,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7개 통화권 분석에서도 금융위기와 소득, 금리 등 요인은 고액권 수요를 늘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권별로는 미국의 고액권 수요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전(2003∼2007년)에는 연간 4%였으나 금융위기 이후(2008∼2012년)에는 9%로 확대됐다. 스위스는 이 기간 2%에서 8%로, 홍콩은 6%에서 13%로 확대됐다. 싱가포르(7%→11%), 캐나다(5%→6%)도 증가세가 커졌다. 그러나 일본(2%→1%)과 유로존(12%→7%)는 축소돼 대비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와 불확실성 확대 등 거시경제 여건이 변화한 가운데 오만원권 신규 발행이 가세하면서 고액권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주요국은 소득, 금리 및 금융위기 등의 요인이 저액권보다 고액권 수요를 크게 증가시키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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