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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른자위 면세점 꿰찬, 롯데면세점 대표의 '길닦기'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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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의 승부사, 이홍균 대표
작년 최초로 매출 4조원 달성
美·日 등 해외진출도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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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베드로시안의 '그런길은 없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지난해 신입사원들 앞에서 이 시를 읊었다. 작년 8월 경기도 오산 롯데연수원에서 롯데그룹 공채 78기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다. 그러면서 "힘들고 지칠 때 좌절하지 말고 나를 이끌고 지지해주는 선후배를 찾으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이사는 지금 '길'을 통과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비슷한 여행을 할' 후배들을 위해 길을 닦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소비가 늘면서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는 면세점 사업은 유통업계 최대 화두다. 이 대표는 이 뜨거운 면세점 시장의 개척에 누구보다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최근에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노른자위 구역 등 8개 구역을 낙찰 받으면서 1위 굳히기에 나섰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공항면세점의 높은 임차료 탓에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를 운운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면세점의 대답은 "시간이 지난 뒤 실적으로 평가 받겠다"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롯데면세점 대표 자리를 맡았다. 지난 1982년 호텔롯데 공채로 입사한지 32년 만이다. 그는 올해로 33년차가 된 정통 '롯데맨'이기도 하다. 롯데면세점의 본점장, 상품부문장을 거쳐 마케팅부문장, 기획부문장, 영업부문장을 두루 거쳤다. 이 기간 동안 한국 면세점 시장의 성장과 부흥기를 경험했고, 운영 노하우를 자연스레 체득했다. 33년 동안 걸어온 길이 지금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롯데면세점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 연매출 3조원 시대를 연 이후 2년만의 급성장이다. 그를 평가할 '실적'에서 일단은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괌 공항에 면세점을 열었고, 업계 최초로 일본에 진출해 간사이 공항 면세점을 오픈했다. 글로벌 면세점 경쟁에 대응한 소공동 리뉴얼 확장 오픈과 세계 3위 규모의 월드타워 면세점 오픈으로 '글로벌 톱3'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도 면세점을 제주시로 옮기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주도를 직접 찾아 제주시로 위치를 옮기고 중소ㆍ중견기업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등 현지 지역관광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우선 제주도에 별도의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면세점 수익을 제주 지역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다.

면세점 사업은 막대한 자본과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한 반면, 한번 따낸 특허권의 유효기간이 '5년'인 다소 위험성 높은 사업이다. 5년마다 경쟁 방식으로 특허권 주인을 새로 정하는 탓에 시장 상황이나 사업자의 사정에 따라 선발주자가 후발주자로 뒤쳐지기도 쉽다. 이 치열하고 까다로운 시장에서 이 대표가 롯데면세점의 위상을 확고히 할 중요한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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