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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아침]'살아있는 신(神)'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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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오늘은 1989년 일본의 124대 국왕이었던 히로히토(裕仁)가 사망한 날입니다. 무려 64년간의 재위기간 동안 그는 일본인들로부터 ‘살아 있는 신(神)’으로 추앙받았죠.

그러나 인류의 관점에서 보면 그는 전쟁을 일으키고 타 민족을 탄압한 인물입니다. 그의 재위 기간 중에 일본은 한국을 침략했고,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등을 일으켰습니다. 결과적으로 2천만 명이 넘는 아시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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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헌법 1조에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이라고 규정할 만큼 천황제는 일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실제로 2차 대전에서 오키나와를 점령당하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맞고, 소련이 선전포고를 하는 등 결정적으로 전황이 기울었을 때 조차 일본은 항복을 하되 ‘천황제 유지’라는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웁니다. 물론 거절 당했고 결국 ‘무조건 항복’을 했죠.

하지만 맥아더는 히로히토를 배려해 전범에서 빼줍니다.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안정이 맥아더에게도 필요 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소련과의 냉전시대에 대비한 포석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생체실험으로 유명한 731부대 관련자에 대해서도 죄를 묻지 않았습니다.

대신 맥아더는 1946년 1월 1일 천황으로 하여금 ‘인간선언’을 하게 합니다. 스스로 신이 아님을 대외적으로 인정하게 한 것이죠. 이를 본 당시 일본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히로히토는 개인적으로 해양생물학 등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을 19권이나 냈죠. 그러나 그는 전범이요 패전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10명의 어린 군인들이 자신의 왕실에서 할복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히로히토의 아들이 바로 현 일왕 아키히토(明仁) 입니다. 일본은 여전히 과거에 대한 망언을 일삼고 있고 일부 정치인들은 우경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본의 정치 사회 기저에는 하늘의 자손, 살아 있는 신으로 신봉하는 천황제가 있음을 생각하면 우리로서는 마뜩잖은 일임에 분명합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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