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우리를 에워싼 시대 상황이 '이순신 리더십'을 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국가기관의 무능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패구조 및 안전 불감증,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와 책임의식 실종 등이 400여년 만에 이순신을 부활시킨 것이다. 일본의 우경화 행보와 냉각된 한일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대외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순신 리더십의 요체는 리더의 솔선수범과 희생정신, 말단 병사까지 보듬고 아끼는 소통이다. 영화 속 장면처럼 불과 12척의 배로 왜군 330척을 무찌른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영화와 책을 보며 이순신을 기리는 것은 답답하고 어수선한 사회가 그런 인물을 원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전쟁에서 이겨 나라를 구했음에도 모략을 받아 파직되고 고문을 받는 이순신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전쟁터로 복귀하자 아들 회가 "도대체 왜 싸우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의리다. 무릇 장수란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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