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DB 미래에셋증권 과 삼성증권 ,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613억3400만원, 611억2900만원, 571억15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531.2%, 296.94%나 증가했다. 한투증권은 전년 대비 130.80% 늘었다. 현대증권도 17억48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과 전기 대비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아직 미래에셋증권 과 NH투자증권 의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양호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 1분기 중형 증권사 2곳도 개선된 실적을 잠정발표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55억5400만원, 순이익은 268억4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7%, 91.9% 늘어난 '깜작 실적'을 내놨다. 교보증권 도 1분기 48억84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39억9400만원을 기록,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채권평가손실이 없어진 점도 한 원인이다. 지난해 4~6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며 금리가 급등했고 채권손실이 발생했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워낙 증권사 실적이 안 좋아 기저효과가 있는 데다 거래대금이 전분기보다 소폭 늘었고 올해 금리가 호조세라 채권평가손실이 완화됐다"며 "특히 대형사들이 채권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에 이런 효과를 더 크게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금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비용을 줄이며 '체질개선'에 나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전체적으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영업활동에 투입하는 비용을 감소시키고 있다"면서 "이것이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도 실적 개선이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다. 이런 노력으로 2분기에도 증권사가 안정적인 이익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황이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라 대형사와 중소형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손미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용 절감과 일회성 손실 제거로 증권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가능하겠지만 추세적인 업황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편과 콜차입 규제 등으로 대형사는 유리하지만 중소형사의 부담은 커지는 여건이 조성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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