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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女 줄인다더니…육아복지도 방만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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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38개 중점관리 공공기관의 복리후생비가 감축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해온 직장여성인을 배려한 사내 정책들도 일부 '방만경영'으로 분류됐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와는 다소 엇갈리는 대목이다.

정부가 27일 확정한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계획에 따르면 부산항만공사는 월 50만원의 육아휴직 지원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그간 정부보육단가의 100%를 보육비로 지급해왔으나 이를 폐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연 70만~100만원씩 지급해온 유아자녀교육보조비도 사라진다.
한국장학재단은 육아휴직 시 4개월간 월급의 45%를 지급해왔지만 이를 감축기로 했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육아휴직급여도 기존 기본급 30%에서 축소된다. 대한석탄공사는 만 5세 자녀에게 지급해온 육아보조비를 취소한다. 대한주택보증, 한국투자공사 등에서 실시해온 3자녀 출산장려금도 폐지되거나 축소됐다.

공공기관의 이 같은 방침은 추후 대기업ㆍ중소기업의 직장여성인 복지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공공기관은 일반 기업보다 여성들을 위한 근무환경이 잘 조성돼 있어 경력단절 없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장으로 꼽혀왔다.

더욱이 육아ㆍ출산과 관련된 해당 정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집행이 적은 반면 상징적 효과가 큰 편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와 여성가족부가 그간 일과 가정의 양립, 여성친화적 기업정책 등을 위해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달라고 말해온 것과 엇박자"라며 "단순히 예산을 줄이라니까 줄이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와 기준에 따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 업무와 관계없는 가족의료비 등 과도한 복리후생비에 손을 댔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개혁 필요성과 별개로 '방만경영'의 기준점이 모호하고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행계획을 통해 감축되는 복리후생비 규모는 1544억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복리후생비는 137만원 줄어든다. 이는 공공기관 부채(497조1000억원)의 0.03% 수준이다.

한편 같은 날 확정된 18개 공공기관의 부채감축 계획안은 사업조정, 자산매각 등을 통해 2017년까지 기존 계획보다 42조170억원의 부채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업조정 21조7037억원, 자산매각 8조7352억원, 경영효율화 5조8700억원, 기타 자구노력 5조7081억원 등을 통해 빚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자구계획이 미흡하다는 판정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대한석탄공사 등 5개 기관은 한 달 내 추가 보완대책을 내놓는다.

그러나 매각규모가 9조원에 달하는 만큼, 헐값매각 논란, 대기업ㆍ외국자본 특혜시비 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민영화 논란, 노동조합의 반발도 불씨다. 정부는 당장 공공요금 인상은 없다고 밝혔지만 추후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일부 계획안은 정부가 강조해 온 고용률 70%달성ㆍ직장인여성 경력단절 방지 등과 상충된다는 지적도 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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