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15일 정준양 POSCO홀딩스 회장이 전격 사의 의사를 밝히면서 포스코 직원들 사이에서 당혹스러움과 담담함이 교차하고 있다. 청와대에 사의를 밝힌 것을 알려진 정 회장이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거취 문제를 함구하다가 일주일 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오후 5시에 발표된 사의 표명 소식에 대다수 직원들은 "당황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정 회장의 이날 동선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이날 오전 포항 제철소에 내려갔다가 오후에 급히 서울로 올라와, 이영선 의사회 의장을 직접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을 뒤따라 갔던 임직원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사의 표명'을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재계에서 지난 4일 KT 이석채 회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정 회장도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지난 7일 정 회장이 청와대에 사의 표명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포스코 직원들은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었다. 포스코의 한 직원은 "씁쓸하지만 어느정도 예견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 포스코가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한 기업이지만 정권이 바뀔때마다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불만도 표출됐다. 한 직원은 "주어진 임기가 있는데도 정권에 따라 최고 경영자가 자주 바뀌고 있다"면서 "이는 태생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 회장은 이날 이영선 의사회 의장에게 사의를 밝힌 뒤 CEO(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CEO를 선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 회장은 이날 사의 표명 배경에 외압이나 외풍은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이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이사회를 중심으로 노력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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