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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에 열대야.. 전원주택선 '남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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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공기와 자연환경은 모두에게 공짜.. 젊은 층에게 더 적합"
수도권 일대에 위치한 전원주택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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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여기까지 왜 왔어요?"

경기도 양평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모(32세)씨가 수없이 들은 이야기다. "물 좋고, 공기 좋고, 조용하잖아요"라고 솔직하게 대답할 때마다 의심의 눈초리는 다시 또 불거진다.
젊은 총각 혼자 아무 연고 없이 한적한 시골마을까지 온 이유가 고작 그것 때문일 리는 없다는 선입견에서다. 이씨가 사는 곳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의 한 마을. 서울 청량리역 기준으로 한 시간에 두세 번 다니는 중앙선 열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야 양평역에 닿을 수 있다. 게다가 역에서 차로 10분 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 전형적인 농촌 지역인 셈이다.

최근 땅콩집, 전원주택 열풍 등은 집에 대한 선택기준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생활의 편리성이나 학군, 집값 상승 등을 이유로 '도시 내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가 좋은 집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그런 집들은 '비싼 집'은 될 수 있지만 '좋은 집'은 아니라는 반론이 만만찮다. 도시의 삶을 꾸려가다 은퇴 이후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을 꿈꾸고 실현하려는 이들이 적잖은 것이다.

더욱이 무더위 속에 열대야로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업무집중력이 떨어지고 신체 리듬마저 파괴되면서 전원생활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씨는 "이곳에서는 열대야가 없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전력난 때문에 에어컨을 켜도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한 사람이라면 전원생활을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회활동이나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 초반의 미혼 남성으로서 이례적인 주거환경을 선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거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민의 결과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만간 이씨는 양평에서 남양주 팔당지역으로 집을 옮길 예정이다. 서울 도심으로 돌아오는 게 좋지 않으냐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농촌지역을 익히면서 전원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씨의 전원예찬은 끝이 없다. 그는 "맑은 공기와 뻐꾸기 소리는 모두에게 공짜인데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누리지 못하면 손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보이지 않는 끈이 몸을 서울에 묶어 놓는 경우가 있는데, 그 끈은 누가 매어 준 것이 아니고 스스로 묶은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굳이 도시에 몸을 맡겨둘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멀리서 출퇴근 하는 것이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씨는 "서울 외곽에서 도심 출퇴근을 하더라도 1시간은 걸리는 경우가 많아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굳이 에너지 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면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과중한 업무에 지쳐있는 젊은 층이야말로 은퇴자들보다 더 휴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두려움을 갖지 말고 전원의 삶을 선택해보라"고 권유했다.




배경환 기자·오충만 인턴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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