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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금융당국 압박에 속병든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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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요즘 금융권 사람들을 만나면 한숨소리가 가득하다. 금융당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속병이 생긴 사람들도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피할 곳도 없이 방망이로 두들겨 맞고 있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역대 최대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올 만큼 정신적ㆍ육체적 스트레스도 커졌다고 한다.
갑과 을의 관계 속에 금융당국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감내해야 할 일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회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따른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은행권의 자구노력을 강조했다. 또 비용측면에서 성과보상체계 합리화와 적자 점포 정리 등을 통해 경영의 효율화를 기하도록 요구했다. 은행 경영진과 직원들의 급여 실태에 대한 점검에도 나섰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에 대해 관리감독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기상황일수록 그 강도를 높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즘에는 은행에 입사한 게 후회될 때가 많다. 은행원들이 마치 일도 못하면서 고액연봉을 받고 있고 은행이라는 곳이 수익성이 떨어지면서도 주주나 임직원들에게는 돈을 퍼주는 모습으로만 보여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문제를 은행 내부만의 잘못된 관행으로 몰아가는 듯한 모습이라는 불만이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액배당 자제 요구도 금융회사의 속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입김에 의해 배당금이 줄어들 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분리해 별도의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살펴보면 금소원은 금융사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을 비롯해 검사 및 제재권, 업무 관련 규칙에 대한 제ㆍ개정권까지 확보했다. 금감원이 금융사에 행사하는 고유 권한을 떼준 셈이다. 결국 금융사는 금감원은 물론 금소원까지 '두 명의 시어머니'를 둬야 된 상황이다.

금융위는 금소원 설립되더라도 금융사의 수검부담을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금융사가 느끼는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또 금융위는 금소원 설립과 운영에 따른 금융회사의 분담금이 늘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사의 직간접적인 분담금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들은 벌써부터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고유권한을 떼내 새로운 감독기관을 만드는 게 꼭 필요한 일인지 궁금하다"며 "소보원이 생기면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지거나 관리감독이 더 강화될 것이 뻔한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여름철 장맛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시작됐다. 장맛비가 거셌던 만큼 한여름 무더위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에게는 이번 무더위 보다 금융당국 입김이 더 뜨거워 보인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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