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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007 가방을 든 은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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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1963년 개봉한 영화 007 시리즈 제2탄(From Russia With Love)에서 젊고 잘생긴 제임스본드(숀 코네리)는 임무를 수행할 때 검은색 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 안에는 총알과 금화, 적외선 망원 렌즈 등이 들어 있다. 버튼을 누르면 칼도 튀어나오는 비밀무기가 장착된 가방이다. 이른바 '007 가방'이다. 이 가방은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비즈니스의 패션의 완성이라고도 불렸다.

이러한 007 가방이 은행권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화사한 색상의 유니폼을 차려입은 2인1조의 은행원들이 007 가방을 들고 전국 곳곳을 누비며 특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찾아가는 007 가방 서비스'다.
007 영화에서는 가방에 무기가 담겨 있었다면 은행원이 가지고 다니는 가방 안에는 노트북(단말기)이 있다. 카드즉발기와 프린터, 스캐너 등이 장치가 담겨 있는 또 하나의 가방에 007 가방을 올려놓으면 여행용 캐리어처럼 끌고 다닐 수 있다. 무게는 20kg 정도다. 학교나 군부대, 공단, 아파트단지, 섬 등 고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현장에서 10분 정도 장비세팅을 마치면 곧바로 체크카드 발급과 통장개설, 금융거래 조회, 자동이체 등록 업무 등이 가능하다.

며칠 전 하나은행의 A 팀장은 올해 3월부터 운용하고 있는 '포터블 브랜치'의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활짝 웃었다. 007 가방만 있으면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서 현장 지원업무를 볼 수 있다며 이동형 현장점포의 편리성과 우수성을 자랑했다. A 팀장은 "스마트시대에 맞춰 고객의 편의를 위해 포터블 브랜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 10대를 운영인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달 말까지 총 30대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마트시대와 함께 기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점차 줄고 있다. 특히 점포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는 더 불리한 상황이다. 또 바쁜 일상 때문에 영업점을 찾아가기 힘든 고객들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입된 것이 바로 찾아가는 007 가방 서비스다. 고객과 은행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이다. 보다 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도 올 4월부터 이같은 이동형 점포 3대를 시범운영 중이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이면서 새로운 영업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시도다. 군부대와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운영한 결과 반응이 좋아 이달 말까지 13개 지방본부에 각 1대씩을 배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S-키트'라는 명칭으로 007 가방을 들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32대가 운용되고 있다. 군부대나 경찰서 등을 찾아다니며 운영을 하고 있는데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은행들의 찾아가는 007 가방은 보안장치도 잘 갖춰져 있다. 은행 직원이 가방이랑 20미터 정도 떨어지면 알람이 울리고 통합센터에는 '적신호'로 표시된다. 약 1분 마다 센터와 통신을 하기 때문에 실시간 위치추적도 할 수 있다. 또 직원이 현장에서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버튼만 누리면 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돼 보안이 가능하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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