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4회, 1948년 제14회 대회에 이어 세 번째 하계 올림픽을 여는 런던은 한국 스포츠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45년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뒤 태극기를 앞세우고 출전한 첫 하계올림픽이 열린 도시다. 64년 만에 다시 밟는 땅, 조짐은 좋아 보인다. 남자 축구대표팀이 20일 런던에서 펼쳐진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3-0으로 크게 이긴 까닭이다. 세네갈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전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를 잡아 국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평가전에서도 유럽 예선 1위 스페인을 격파해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처녀 출전한 올림픽에서 김성집이 역도에서, 한수안이 복싱에서 각각 동메달을 땄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마라톤에서 최윤칠은 40km 지점까지 선두를 달리다 근육통으로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원권은 남자 멀리뛰기에서 예선 탈락했지만, 세단뛰기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인강환은 해머던지기에서 13위를 기록했고 유일한 여자선수였던 원반던지기의 박봉식은 18위를 했다.
역도에서는 김성집 외에 56kg급의 이규혁과 60kg급의 남수일이 각각 4위, 67.5kg급의 김창희가 6위에 입상했다. 역도는 일제 강점기 후반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남수일은 1939년 제10회 메이지신궁대회에서 세계기록으로 우승했고 김성집도 1940년 제11회 메이지신궁대회에서 역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이들이 전성기였던 1940년과 1944년, 올림픽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않은 건 무척 아쉬운 일이다.
한국의 첫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는 1956 멜버른올림픽(복싱, 송순천)에서 나왔다. 이후 종합 성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1964 도쿄올림픽의 장창선(레슬링)과 정신조(복싱), 1968 멕시코시티올림픽의 지용주(복싱), 1972 뮌헨올림픽의 오승립(유도) 등이 번번이 금메달 문턱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1960 로마올림픽에서는 아예 노 메달이었다. 64년 전 올림픽에서 선배 체육인들이 얼마나 잘 싸웠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한국의 올림픽 메달 역사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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