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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김수훤 전하, 저희 곁을 떠나지 마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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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김수훤 전하, 저희 곁을 떠나지 마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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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QMARK#> 이게 다 ‘김수훤’ 때문입니다. 요즘 어떤 드라마를 봐도 미간을 찌푸리며 자고 있는 남자 주인공만 보면 저도 모르게 TV에 손을 갖다 댑니다. 옆에서 엄마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이훤 앓이는 여진구에서 끝나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래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첫사랑을 지켜주지 못한 남자의 상처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전하, 제 앞에서 감히 멀어지지 마십시오! 팬명입니다. (인사동에서 원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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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 같이 한 번 외치고 시작하죠. 진구야, 누나가 미안해. 오열하는 여진구의 뺨에 손을 뻗은 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다른 남자의 이마를 탐하고 계신 겁니까? 물론 환자 분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김수현이 어린 연우(김유정)을 생각하며 “지켜주고자 하였으나 지켜주지 못하였다”고 중얼거렸을 때, 여진구의 “잊으려 하였으나, 너를 잊지 못하였다”는 대사가 오버랩 되셨을 겁니다. 두 남자의 다른 듯 닮은 고백이 환자 분을 미혹시킨 거죠. 여진구가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고 울고 싶으면 눈물을 터뜨리는 훤이었다면, 김수현은 혼자 그 아픔과 상처를 감당하는 훤입니다. 신하들 앞에서는 위엄 있는 왕 행세를 하고 중전에게는 차가운 지아비처럼 굴지만, 깊은 밤 쉽게 잠들지 못하고 연우의 이름을 부를 땐 당장이라도 달려가 이마를 짚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연우는 이미 과거의 사람이 되었고 그 사이 훤은 한 나라를 책임지는 왕이 됐으니, 다들 연우를 향한 훤의 그리움이 사라진 줄 압니다. 허나, 연정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쉽게 사그라지는 감정인가요? 항상 눈물을 삼켜왔던 훤이 호위무사 운(송재림)에게 기대 “내게 따뜻한 위로를 해주었던 저 아이에게 나는 한 마디 다정한 말조차 못했다”며 기어이 무너질 때, 우리는 이 남자가 그동안 얼마나 혼자 끙끙 앓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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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의 울먹거리는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미어지는 건, 김수현이었기에 가능한 기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 멋있게 우는 법이 없어요. 극 중 상황을 위해 우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정말 아프게, 서럽게 웁니다. SBS <아버지의 집>에서 아버지(최민수)의 품에 안겨 “그동안 한 번도 울지 못했어요. 울고 싶어 죽겠는데도 소리가 안 나오잖아”라며 울던 재일의 모습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리 내 엉엉 우는 아이처럼 느껴졌어요.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엄마를 끔찍이 생각했던 강진도, SBS <자이언트>에서 어린 나이에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성모도, KBS <드림하이>에서 중요한 무대에 오르기 직전 귀가 들리지 않는데도 전혀 내색하지 않던 삼동도 모두 자신의 아픔 따위는 가슴 한 구석에 묻어놓고 내 여자, 내 사람을 지켜주는 사내였습니다. 겉으로는 강하고 우직해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꽉 안아주고 조심스레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남자. 이 어려운 지점을, 김수현은 대사 한 마디 없이 눈빛만으로도 표현해 냅니다. 그렇게 여진구를 품었던 누나들의 마음을 금세 자신에게 돌려놓고야 만 김수현, 그의 농약 같은 어명을 거역할 자신이 있다면 환자분은 아직 완치의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차마 외면할 수 없다고요? 내가 잘 생긴 건 잘 안다만 그만 쳐다 보거라. 하긴 일하는 사내가 원래 멋져 보이긴 하지. 게다가 일국의 왕이기까지 하니 오죽 멋지겠느냐?
<#10_LINE#>
앓포인트: 김수현의 [농약 같은 어명]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지금 네 마음은 어떤데?”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내가 좋아하는 여자의 진심이다. 강진(김수현)은 지완(남지현)이 복수를 위해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물어본다. “지금은, 지금은 어떤데? 지금은 어떠냐고? 지금 네 마음은 어떤데?” 마치 지완의 마음을 꿰뚫어볼 것 같은 기세로 쳐다보면서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화를 돋우는 강압적인 말투지만 왠지 싫지 않다. 자꾸만 빠져든다. 그러니까 내 진심은 말이야...☞☜

<드림하이>, “안 가면 안 되겠나? 그냥 여기 있어주면 안 되겠나?”
삼동(김수현)은 원래 꿈이었던 성악을 공부하겠다며 미국으로 돌아가려는 혜미(수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방문을 사이에 둔 애잔한 고백. 미국에 금송아지가 수백 마리 있대도 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간절한 목소리. “안 가면 안 되겠나? 그냥 여기 있어주면 안 되겠나?”는 ‘가지 말라’는 직접적인 요청보다 더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법이다. 제가 가긴 어딜 가겠어요. 숲을 움직이는 송삼동 오빠 곁에 딱 붙어있을게요.

<해를 품은 달>, “감히... 내 앞에서 멀어지지 마라”
입만 보면 호되게 꾸짖는 것 같지만 눈을 보면 ‘왜 나를 떠나려 하느냐’는 애절함이 가득 차 있다. 자신의 임무를 다했으니 이제 곁을 떠나겠다는 월을 향해 훤은 “누가 너더러 마음대로 떠나라고 허하더냐”는 호통으로 시작해 “내가 이 이 혼란을 잠재울 때까지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까지 감히... 내 앞에서 멀어지지 마라. 어명이다”라고 울부짖는다. 전하, 멀어지긴요. 더 가까이 다가가겠사옵니다. 소인, 어디에도 가지 않고 전하 곁을 밤새 지킬 것이옵니다.
<해를 품은 달>, “꼴도 보기 싫으니 당분간 돌아서 있으라”
사실 일편단심의 아이콘은 훤이 아니라 형선(정은표)이다. 훤이 쓰러졌을 때 가장 먼저 달려 온 사람도 형선이요, 훤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듣는 사람도 형선이었다. 그런 형선에게 훤은 얼마나 매몰찼는가. 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다가 사소한 농담을 하나 던졌을 뿐인데 대번 “꼴도 보기 싫으니 당분간 돌아서 있으라”고 버럭 화를 냈다. 전하, 바라옵건대 연우를 생각하는 마음의 백 분의 일이라도 형선에게 쏟아주시옵소서.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를 총총걸음으로 물러나는 형선이 가엾지도 않으십니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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