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이 실제로 열린 시점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시내에 운집해 오열하던 시민들은 대다수가 당국에 의해 동원됐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근거는 김 위원장 운구행렬이 김일성광장을 지날 때 화면에 나타난 대형 시계의 시ㆍ분침이다.
이 관계자는 "정확하고 뚜렷하게 보이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운구행렬이 김일성 광장을 지날 때 화면에 나온 시계가 오후 4시20분쯤을 가리킨다"면서 "중계 시간만을 놓고 보면 실황중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겨울인데다가 눈까지 내려 날씨가 잔뜩 흐렸는데도 방송이 끝난 시점인 오후 5시께까지 여전히 어둠이 깔리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의문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영결식 진행 시점에 관한 의견이 이처럼 엇갈리는 것과 달리 시내에 모여들어 오열하던 시민들의 모습은 상당부분 연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2002년에 중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한 탈북인사는 이에 관해 "체제나 국가에 대한 시민들의 충성심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1994년(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도 평양 시내에 모인 사람들 중 상당수는 동원된 것이었다"면서 "당시 저와 저희 가족도 당국에 의해 영결식 전 몇 시간 전부터 미리 나가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 인사는 또 "평양 시내의 실 거주사정 등을 생각해보면 10만명 씩이나 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울음을 터뜨릴 여지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민간 대북연구단체의 한 관계자는 "보통 북한 내부에서 대규모 시민 동원령이 내려지면 그 순간부터 보위부 요원들이 단속에 나선다"면서 "아마 운집한 시민들 사이사이에 보위부 요원들이 섞여 격한 애도 표시를 강요하거나 최소한 독려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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