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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행, 중동국으로 '희망의 눈'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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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부채위기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는 유럽계 은행들이 중동국부펀드와 북미, 아시아지역 은행에 자산매각을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내린 선진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 회담에서 유로권이 먼저 신속히 결단하도록 압박한 것이 유럽은행들의 자산 매각 계획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최근 중동국, 북미,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은행들의 자산 매입의 주요 투자자로 떠오르고 있다. 벨기에ㆍ프랑스 합작은행 덱시아가 지난 4일 파산 선고를 받자 오일머니 국가인 카타르 투자가들이 덱시아의 일부를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계 프리시전캐피탈도 최근 벨기에 최대 금융그룹인 KBC그룹의 자회사 KBL을 14억 달러에 인수했다.

카타르 투자그룹인 킵코의 세이크 하마드 빈 압둘라 알-타니 회장은 16일 FT 인터뷰에서 "유럽은행 투자에 관심이 많다"면서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많은 은행들을 꼼꼼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행들이 이처럼 자산 급매각에 나선 것은 은행 건전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유로존 은행의 한 은행장은 "유럽은행들은 유럽 외 국가에서 구매자를 찾고 있다"면서 "덱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고 말하며 은행의 위험이 코 앞에 닥쳤음을 시사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유럽은행들은 자본이 내년까지 5%이상인 2조 유로 이상 감소할 것"이라면서 "무역금융과 선박,항공금융회사 등 자본집약적인 회사들이 주식을 매각하는 핵심주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유럽 정책입안자들이 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자본비율을 높이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유로존 은행들은 이에 대비해 급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FT는 전했다.

유로존 고위 당국자들은 "유럽은행 당국은 내년 중순까지 유럽은행의 핵심 기본자본비율(Core Tier1) 기준을 9%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월 유럽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기준인 5%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앞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2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회의에서 "금융위기 확산을 차단하려면 유럽 은행들이 신속히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칼라일, 메릴 린치 등이 결성한 사모펀드 프라이빗에퀴티그룹은 유럽은행 자산 매각 계획에 대해 "50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라면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사모펀드 회사 코세어캐피탈 역시 유럽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수 십년 만에 찾아온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 위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유로존 은행권 자본확충을 위한 매우 신중한 계획이 합의에 접근했다"면서도 "몇주 간은 걸릴 과제이며 투자자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시장 동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유럽은행은 새로운 국제기준인 바젤협약 III를 적용해 저위험 자산(핵심자본)의 비중을 늘리도록 하고 있다. 바호주 위원장의 대변인은 "핵심 자본금 확충 비율과 유지기간 등 구체적인 것은 각 회원국 금융감독기관들이 유럽금융감독청(EBA)과 협의해 결정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은행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G20이 IMF의 유로위기 해결 추가 지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G20은 지난 15일 파리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23일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계획'을 마련해 현재의 도전 과제를 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괄적 계획은 ▲EFSF 지급 보증 ▲SFIS 핵심자본금확충 ▲민간 채권단 손실분담률 등 3가지가 핵심사안을 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 프랑수아 바로앙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 3개월간 금융시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감안하면 민간 채권단의 손실 분담 확대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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