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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저축銀 비리 결국 특검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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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 대의 거액이 사라진 저축은행 비리에 국민은 절망과 무력감을 느낀다.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부도덕성과 정ㆍ관계 로비 의혹도 그렇지만 이를 밝혀내야 할 검찰과 국회의 행태가 더 문제다. 검찰은 부실수사, 국회도 부실조사로 일관하자 결국 특별검사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45일 일정으로 시작된 저축은행 국정조사는 청문회도 열지 못한 국정조사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60여명의 전ㆍ현 정부 인사와 권력 실세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증인 채택을 무슨 협상하듯 진행하다 끝내 증인 출석요구서 송부 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서로 제 식구를 감싸고 자당에게 불리한 상황을 피하려다 스스로 판을 깬 것이다.
급기야 국회와 검찰이 정면충돌했다. 기관 보고에 출석하지 않은 검찰 간부 6명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는데 검찰이 불응하자 국회는 국회모욕죄로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 중인 사건에 압력을 넣고 있다며 반발했다. 발끈한 국회는 사법제도개혁특위를 재가동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면서도 국정조사특위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는 특별기금을 조성해 예금자보호법이 정한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 채권 투자자에게도 보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밝혀야 할 비리는 놓아둔 채 내년 총선을 의식해 법과 원칙을 어기면서라도 보상하자는 발상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선례가 없고 앞으로 영업정지될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은 물론 일반 기업 부도 시 발생하는 후순위채도 보상하라는 요구가 나올 거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 와중에 나온 총리실 주관 금융감독 혁신 방안 또한 특별한 개선 방안이랄 게 없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 및 국정조사에 대한 여론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요약된다. 벌써 다섯 달째 수사 중인데 지지부진한 검찰과 정치 쇼를 하다가 국정조사 일정을 나흘 남긴 국회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을 것 같다. 특별검사제 도입이 불가피하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스스로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할 정도다. 청와대와 여야 지도부도 반대하지 않는 만큼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정ㆍ관계 인사들이 얽힌 비리의혹 사건이 터질 때마다 특검이 도입되는 현실에 검찰과 국회 모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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