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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노트] 합법적인 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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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기업의 창업주가 청춘을 바쳐 일으킨 기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할 때 가장 큰 고민은 비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다. 정상적인 세율로 증여세나 상속세를 내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주들이 세금을 조금이라도 적게 내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다 보니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다양한 편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자녀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뒤 본인 회사는 폐업 신고함으로써 증여세를 포탈하는 변칙적 가업 승계 방식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A사 오너가 자녀 명의로 B사를 설립했다고 가정하자. 이후 A사는 B사 제품을 시중가 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고, 반대로 B사는 A사 제품을 터무니없는 낮은 가격으로 납품 받기를 반복한다. 이런 거래를 계속하다 보면 A사는 적자에 시달려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이고, B사는 매출이 늘어 외형이 급성장하게 된다.

끝으로 A사는 폐업 신고를 하고 B사는 A사를 헐값에 인수·합병(M&A)한다. 증여가 마무리 되는 순간이다. 오너의 재산이 자녀 명의로 이전됐지만 내야 할 세금은 거의 없다.
절세란 세법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합법적·합리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행위를 말한다. 반면 탈세란 고의로 사실을 왜곡하는 등의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세금부담을 줄이려는 행위를 말한다.

이와는 달리 불법은 아니지만 법의 미비점을 교묘히 피해 세금을 줄이는 행위가 있다. 바로 조세회피다. 일부 기업들은 기업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조세회피를 해왔다.

이렇듯 조세회피란 세법이 예상하는 거래형식을 따르지 아니하고 우회행위 등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해 통상의 거래형식을 취한 경우와 동일한 효과를 거두면서 세금부담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비난은 받아도 처벌대상이 안 되는 것이다.

주로 조세회피는 탁월한 법률 및 세무회계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거나, 치밀한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재벌집단 등에서 행하게 된다. 그 덕에 큰 세금 부담 없이 승계 과정을 완료할 수 있었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된 승계 수단으로 이용했고, 비상장기업의 상장을 통한 시세차익을 통해 자녀들에게 편법 승계한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이렇게 문제가 있을 때마다 세법을 개정해 조세회피를 방지하는 규정을 새로 만들지만 '소급과세 금지' 규정 때문에 이미 지나간 사안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절세가 합법적인 조세절약 행위라고 한다면 조세회피 행위는 합법적인 탈세라고 말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세법의 테두리 안에 다양한 절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미비점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편법 승계를 하는 것은 훗날 무거운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해를 가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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