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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10년 뒤 미래, '당신'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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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내 안경 어딨지?' 손에 안경을 쥐고선 안경을 찾아 나설 때가 있다. 손에 쥔 줄도 모르고 한참을 찾기 십상이다. 이럴 땐 옆에 있던 누군가가 "네가 손에 들고 있잖아"라고 말을 해줘야 알아채기 마련이다. 해답을 손에 쥐고도 모르는 사람에겐 이렇듯 누군가의 한마디가 절실하다. 미래 세계 경제의 해답을 엉뚱한 곳에서 찾는 당신에게 미국의 경제학자 대니얼 앨트먼이 그 절실한 한마디를 던진다. "미래 세계 경제의 해답은 중국도, 유럽연합(EU)도 아닌 '당신'한테 있다"고.

대니얼 앨트먼 미국 뉴욕대 스턴비즈니스스쿨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이코노미스트 기자, 뉴욕타임스 최연소 논설위원을 지냈다. 경제 분야 논평을 담당했던 그는 영국 정부의 경제 자문위원을 맡아 정책 조언을 하기도 했으며,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에서 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경제'라는 단어를 빼고는 이력을 말하기조차 어려운 그가 저서 '10년 후 미래'에서 10년 혹은 그 후의 세계 경제에 대한 과감한 예측을 내놓았다. 중국이 잠깐 동안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진 몰라도 2~3년 안에 미국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란 예언이 그것이다. 그는 경제공동체로서 EU의 위상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무역기구(WTO)도 붕괴해 새로운 경제체제가 나타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대니얼 앨트먼의 이 단호한 예측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그가 말하려 하는 게 무엇인지 잊어버리기 쉽다. 그의 진짜 메시지는 단순히 예측에서 그치지 않는다. 예측이 또 다른 예측을 낳고 계속되는 예측 속에서 대응법을 찾아 다가올 미래를 바꾸는 것, 여기에 대니얼 엘트먼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 담겨 있다.

그는 책의 서문에서 '예측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다가올 위험을 경고해 미래를 바꾸는 것'이라고 꺼낸 말을 책의 끝에서 '미래가 어떻게 변하든 나의 주장들이 앞으로도 다시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마무리 짓는다. 자신의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미래가 아니라 자신의 예측과는 다른 모습의 미래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꼭 필요한 게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제도, 법률, 인구 등에 대한 '당신'의 관심이다.
대니얼 앨트먼이 예측하는, 당신이 눈여겨봐야 할 미래 세계 경제의 모습은 이렇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잠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되겠지만,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유교 문화나 투명성이 부족한 사회 환경 때문에 2~3년 만에 그 자리를 다시 미국에게 내 줄 것이다. 중국 시장은 크긴 하지만 그 중요성은 다른 경쟁국들의 시장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다. 경제공동체로서 시작된 EU는 서유럽과 동유럽사이의 격차 때문에 결국 붕괴할 것이다. WTO는 사라지고 역내 무역블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체제가 생겨날 것이다.

그가 당신의 손에 쥐어 준 미래 세계 경제에 대한 고민거리는 또 이렇다. 출산율 저하로 인적자원이 부족해진 선진국들은 후진국들의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고, 이는 후진국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전통적인 금융 중심지의 규제를 피하려 만들어진 금융 암시장은 곧 위기를 맞을 것이고 이는 전통적인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임기 내에 성과를 내야 하는 정치가들은 세계 경제에 도움을 주는 장기적인 정책을 쉽게 추진하지 못할 것이므로 정치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대니얼 앨트먼은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제도, 교육 수준, 인구, 지정학적 위치 등에 관심을 갖고, 이런 요소들이 어떻게 경제를 변화시키는지 예측할 것을 주문한다. 예측으로 다가올 위험을 피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아 미래를 변화시키는 일은 이제 우리 손에 달려있다. 당신이 찾는 그 안경은 당신 손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10년 후 미래/ 대니얼 앨트먼 지음/ 고영태 옮김/ 청림출판/ 1만5000원
[BOOK]10년 뒤 미래, '당신'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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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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