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현지의 이길범 코트라(KOTRA) 센터장은 "연합군의 공습이 밤마다 지속되고 있지만 현지인들의 동요는 생각보다 적다"며 "낮에는 폭격이 없는 관계로 어느정도 정상생활이 가능하다"고 23일 수화기 너머로 밝혔다.
그는 현재 내전을 피해 트리폴리 시내의 한국대사관에 한달째 피신해 있다. 한국대사관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으로 이뤄진 다국적군의 주요 공습대상인 카다피궁에서 10k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다.
"대사관에서 카다피궁 폭격으로 인한 연기가 시야에 보일 정도로 가까이 있습니다. 카디피궁이 폭격을 당했지만 카다피는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카다피 아들 사망설에 대해서도 현지서도 아직 확인이 안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들은 현재 안전한 곳에 대피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트리폴리에는 70여명의 한국인이 머물고 있다. 이들은 주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직원들이다.
내전으로 인해 치안상황이 안좋은 틈을 타 폭도들의 위협도 증가하고 있다고 이길범 센터장은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공사현장에 총을 든 폭도들이 나타나 3000디나르 가량을 탈휘해갔다"며 "다른 공사현장에선 폭도들이 차량 탈취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향후 전쟁 상황도 현재로선 상당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카다피군이 대외적으로는 정전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벵가지와 미스라타 등 시민군에 대한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사관에 한달째 머물고 있지만 언제쯤 상황이 정리될지 모르겠습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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