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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해성 전 한양대 총장 유가족 10억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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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남편의 후배 사랑을 다시 한번 전달하고 싶었어요."

7순의 아내는 3년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움에 사무쳐 한양대 앞을 서성일 때면 젊은 대학생들을 사랑했던 남편의 남다른 유지를 이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고 이해성 한양대학교 전 총장의 부인 최옥선 씨(77)다.
11일이면 남편이 세상을 등진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뭔가 일을 저질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남편의 제자들을 위해 지난 30여 년 동안 남편과 함께 살아온 아파트를 처분한 돈 10 억원이 든 통장을 만지작거렸다. 남편과의 정이 깃든 살림집을 판 돈 전액을 한양대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들 이상훈 씨(31)도 흔쾌히 따라 주었다. 한양대에서 교수와 총장 등 고위 직책을 두루 거쳤지만 세상을 떠날 때 고작 800만 원이 든 통장을 남길 정도로 청렴한 삶을 산 고인의 유지를 받들기로 하자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 3년 전 남편의 장례식에서 걷힌 조의금 4천만 원도 한양대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던 최 씨와 유가족들이다.

최 씨는 "불우한 가정 형편을 이겨낸 남편처럼 이 기부금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장학금을 받은 후배들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로 자라준다면 남편도 진심으로 기뻐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고 이 전 총장은 1953년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같은 대학 건축학과에서 교편을 잡았다. 1989년부터 93년까지 한양대 총장으로 재직한 그는 은퇴 후에도 명예총장과 평 교수로 돌아가 평생 일관된 참 교육자의 상을 제시했다. 지난 79년 고인이 직접 설계한 '안산캠퍼스 마스터플랜'은 현재의 한양대 ERICA캠퍼스를 만드는 데 초석이 됐다.
교육자뿐만 아니라 학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친 고 이 전 총장은 남산 서울시립도서관과 건국대 축산대학 등 많은 건축물을 남겼으며, 30여 편의 논문을 비롯해 '근대 건축의 흐름' 등 6권의 국내 건축학의 필독서를 집필해 냈다. 12대 한국건축가협회 회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직을 수행했으며,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81년과 85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과 대한건축학회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부금 전달식은 고인의 3주기인 11일 오전 한양대 총장실에서 열린다. 한양대는 최씨의 뜻에 따라 고인의 이름을 딴 장학기금을 만들어 이 전 총장처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기로 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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