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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형제의 난', 외양은 '화해' 속내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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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선친에게서 물려받은 회사 지분권을 둘러싼 한진가(家) 형제들의 법정 다툼이 조정으로 일단락됐다. 외양은 분명 '화해'이지만 결과를 둘러싼 당사자 사이 입장차가 여전해 '갈등 해소'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1부(허만 부장판사)는 한진그룹 창업주 고(故)조중훈 전 회장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4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기내 면세품 제공업체 브릭트레이딩에 대한 형제간 지분을 무시하고 회사를 사실상 폐업시킨 데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맏형인 조양호 한진그룹 현 회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지난 달 26일 조정으로 마무리 지었다.
법원이 밝힌 조정조서에는 '조양호 회장이 올 연말까지 동생들에게 각 6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양 측 모두 더 이상 이 문제에 관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고이자 맏형인 조양호 회장으로 하여금 동생들에게 일정액을 지급토록 함으로써 분쟁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동생들의 당초 청구액이 각 3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아름다운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지난 해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다는 사실. 단순하게 따지자면, 조양호 회장은 '잘 하면 안 줄 수도 있었던' 돈을 내어주게 된 것이고 동생들은 '의외의 수확'을 얻은 셈이다.

양 측 실제 입장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동생 쪽은 '1심에서 패한 것과 달리 결국 돈을 지급받게 됐으니 사실상 이긴 게 아니냐'는 반응인 반면 맏형 쪽은 '이번 결과로 승패를 나누는 건 무의미하다'며 '화해' 의미를 부각시키려는 눈치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결과적으로 우리 쪽이 승소한 셈 아니냐"면서 "조양호 회장이 지분을 무시하고 회사를 처분한 데 대한 배상을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원이 돈을 지급하라고 한 것 자체가 책임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번 결과로 승소ㆍ패소를 가리는 건 의미가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한 뒤 "조정의 취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서 1심에서도 결과가 나오기 전에 지금과 같은 안으로 법원이 조정을 시도했지만 그 쪽(원고)이 거부했었다"면서 "앞으로 서로 더 얘기 안하겠다는 것이고 예전 조정안대로 결론이 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남호 회장 등은 "형이 제3자로 하여금 동종업체를 만들게 한 뒤 납품업자들이 브릭트레이딩과의 거래를 끊게 만들어 사실상 회사를 폐업시켰다"며 소송을 냈고 지난해 9월 1심에서 패했다.

창업주인 조중훈 전 회장은 생전인 지난 1990년 대한항공의 기내 면세품 수입을 알선하고 여기에서 수수료 수익을 얻는 개인사업체 브릭트레이딩을 세워 조양호 회장 등 4형제에게 지분을 24%씩 나눠줬다.

한편,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이 "아버지의 옛 집인 부암장에 기념관을 짓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올 초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부가 조정을 진행중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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