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아경제 황용희 릴렉스토크]'부산이 낳은 스타감독' 곽경택을 11일 부산에서 만났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 자격으로 부산을 찾은 곽감독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대작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구체화되면 밝히겠다"고 운을 뗀 후 "그동안 회사(진인사필름)에서는 드라마 '친구'의 일본 수출을 매듭짓고 있고, 방송사와 손잡고 성공한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완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원래 대작 프로젝트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아직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 볼 작정입니다."
곽감독은 자신의 회사인 진인사필름이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곽감독은 "또 다른 영상프로젝트도 진인사필름이 준비하고 있다"며 "비보이, 태권도 등 한국이 종주국인 다양한 콘텐츠들을 화려한 영상과 결합시킨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 '친구'에 대해서 많은 아쉬움을 갖고 있다. 큰 노력과 많은 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 시청률에 발목이 묶여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밀고 당기는 샅바싸움이 힘들었습니다. 설마 '친구'인데 좋은 조건을 내주겠지하는 막연한 자존심이 의외의 결과를 낳은 거죠. 비지니스적인 측면을 무시한 제 잘못도 큽니다. 그래도 작품의 진정성을 제대로 이해해주신 많은 시청자들에게 이 시간을 빌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친구'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곽감독은 뿌듯하다.
"이제는 내가 직접 관여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저는 제 본업인 영화에 전념해야죠. 대신 옆에서 거들어 줄 생각입니다. 좋은 콘텐츠가 다양한 형태로 분화돼 나가는 것은 대중문화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요."
그렇다고 드라마 연출을 그만하겠다는 뜻은 아니란다. 영화에서 좋은 콘텐츠가 만들진다면 다시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곽감독과 부산국제영화제와의 인연은 그의 데뷔시절까지 올라간다. 13년 전 2회 때 그의 데뷔작인 '억수탕'이 오픈시네마로 상영됐던 것. 또 1회에는 단편영화를 출품하기도 했다.
"제가 고향이 부산이란 점도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저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준 행사입니다. 초반 문정수 시장 등 좋은 멤버들이 최선을 다했던 것이 훌륭한 축제의 기틀이 됐고, 이후 추진세력들이 메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던 것이 오늘날 완벽한 영화제로 이끈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많은 부산사람들의 인사를 받기에 여념 없었다. 아마도 최근 부산민방 '향토사랑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곽감독을 보다 대중화시킨 것 같다는 것이 주변사람들의 생각이다.
'부산사나이' 곽경택. 그와 함께 한 부산국제영화제는 무한한 가능성과 세계 최고를 향해 뛰는 진취적인 삶의 메신저였다. 그가 본 부산국제영화제는 '꿈과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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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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