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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게이츠·소로스도 투자하는 기부변화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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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적으로 온도 낮추는 태양 지구공학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 막기 어려워
기후 재앙 막기 위한 대응 대안으로 급부상
실리콘밸리 투자도 늘어

석탄 화력 발전소의 굴뚝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석탄 화력 발전소의 굴뚝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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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순 서울 기온은 영상 20도 가까이 치솟았다. 불과 1~2주 사이에 30도를 넘는 온도 변화는 기후변화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지난달 북미 대륙 중부를 급습한 극저온 현상도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도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최근 1년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처음으로 1.5도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1.5도 상승은 과학자들이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제시한 마지노선이다.

수십년간의 노력에도 기온 상승과 기상이변이 멈추지 않자 오염물질 배출을 막기보다는 인간이 기후에 개입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이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뜨거워진 지구를 인공적으로 식히려는 ‘태양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이다.


태양지구공학은 성층권에 인위적으로 에어로졸을 주입해 지구의 온도를 낮추려는 시도다. 성층권에 미세입자를 방출해 지구로 향하는 태양 빛의 일부를 우주로 되돌려보내는 방식이다. 지구 내부에서 온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태양이 지구의 온도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균형을 찾도록 하는 방안이다.


1988년 전 세계 학자 중 최초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제임스 핸슨 컬럼비아대 교수도 자신의 경고가 35년 전에 있었음에도 각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태양 지구공학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의 일부를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움직임도 확산 중이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최근 지구공학을 지지하는 기후 과학자, 환경 운동가 및 자선가들이 환경보호기금 회의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자금이 태양 지구공학에 몰려들 것을 예상하고 향후 행보를 어떻게 추진할지를 논의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행사가 환경오염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던 태양 지구공학이 기후변화 대응 주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과학고문을 지낸 존 허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이번 회의가 환경 보호론자들도 더 이상 태양 지구공학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인식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허든은 이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 지구 변화 연구 프로그램(US Global Change Research Program)과 같은 연방기관이 태양 지구공학 연구에 대한 지침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하던 억만장자들도 태양 지구공학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조지 소로스는 최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 태양 지구공학에 지지를 밝혔다. 소로스의 발언은 그가 해당 분야에 투자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읽혔다. 벨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앨런 유스타스 구글 전 임원, HP 설립자가 만든 윌리엄앤플로라 휴렛팩커드 재단은 하버드대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짐 시먼스도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을 통해 태양 지구공학 프로젝트에 5년간 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태양 지구공학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지구 온도를 끌어내릴 수 있는지, 기후변화보다 환경에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관찰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제리 맥너니 미 연방 하원의원은 태양 지구공학을 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실행에 앞서 면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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