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부스러기 하사하소서" 배달요청에 '우박처럼 대응'한 통닭집

재치 있는 업주 대응 화제

한 손님의 '치킨 부스러기' 요청을 재치 있게 대응한 업주가 누리꾼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흔한 치킨집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한 손님의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주문 내역 사진이 찍혔다. 이 손님은 치킨과 떡볶이를 주문한 뒤 요청 사항에 "존경하는 사장님, 미천한 저에게 부스러기를 하사해주시옵소서"라고 적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부스러기는 치킨을 튀긴 뒤 남은 조각을 뜻한다.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이 프랜차이즈는 치킨 부스러기가 맛있는 걸로 소문이 나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후 배달된 치킨 통에는 업주가 손글씨로 쓴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메시지에는 "그러자 사장님께서 이르시되 '부스러기가 있으라' 하시니, 노란 과실들이 우박처럼 내렸다고 한다"고 쓰였다. 마치 성경 내용에서 발췌했다는 듯이 장과 절도 표기돼 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일화를 접한 누리꾼들은 손님과 업주의 재치 있는 대응에 찬사를 보냈다. "저런 요청이면 기쁘게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곳도 치킨 부스러기 털지 말고 그대로 넣어줬으면 좋겠다", "저 프랜차이즈는 부스러기 먹으려고 주문하는 것" 등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억지 서비스를 달라며 민폐 끼치는 손님들만 보다가 이런 훈훈한 소식을 보니 마음이 편해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손님이 무리한 서비스를 요청했다가 업주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2021년에는 배달 가게 요청사항에 "연어 초밥 4피스(p)를 서비스로 달라"며 요구한 손님 사례가 온라인상에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업주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초밥 4p면 7000원 상당"이라며 재룟값을 감당할 수 없어 주문을 취소했다고 토로했다.

과도한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업체 리뷰 '별점'을 후하게 주겠다는 방식의 '배달 갑질'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태다. 2022년에는 악성 리뷰 등 온라인 피해 상담을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온라인서비스피해상담센터'가 신설됐으며, 배달 플랫폼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악성 및 허위 리뷰 차단에 나선 상황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