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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구독서비스 소비자 반감 낮춰라"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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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SW 구독 서비스 마케팅 전략
경쟁사 부정적 사례 참고해 보수적 접근
SDV 시대, SW 구독 서비스 소비자엔 이득
깡통차 가격 하락…완성차 업계, 원가 절감방안 고심

기아가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감을 낮추기 위해 보수적인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일부 편의 기능이나 개인적인 취향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서비스에 한해서만 구독 상품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지난 13일 열린 기아 EV9 실무진 간담회에서 국내상품팀 담당자는 "고객 관점에서 커스터마이징 또는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는 일부 기능·개선 사항을 중점적으로 상품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 편의·안전 사양을 구독 상품화해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5월 기아 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출시하며 원하는 소프트웨어(이하 SW) 기능만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FoD(Features on Demand)'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그릴 라이팅 패턴, 영상·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 3가지 상품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차차 상품 개수를 늘려간다.


소프트웨어(SW) 상품을 구독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사진=기아]

소프트웨어(SW) 상품을 구독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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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구독 서비스, 소비자 반감 산 이유

기아가 소수의 상품으로 구독 서비스 시장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린 이유는 경쟁사의 부정적 사례를 참고했기 때문이다. 이미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업체는 다양한 SW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벤츠는 1년에 50만원을 내면 뒷바퀴 조향각을 최대 10도로 넓혀주는 구독 상품을 국내 출시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BMW는 열선 시트·핸들에 월 구독료를 받겠다고 발표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열선·쿨링 시트를 필수로 여기는 국내 소비자의 부정적 여론이 감지되자 유럽에만 해당하는 내용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같은 구독 상품이 소비자의 반감을 산 이유는 고사양 하드웨어(HW) 기능을 SW로 막아놨다는 인식 때문이다. 예를 들면 뒷바퀴 조향각이 10도까지 꺾이는 차량을 구매했는데 4.5도로 제한해놓고 활성화를 원하면 추가로 돈을 내라는 식이다. 열선 시트도 마찬가지다. 이미 열선을 깔아놓은 차를 구매했는데 열선을 켜려면 추가 비용을 내라는 마케팅은 국내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차량 옵션이 다양한 현대차·기아 소비자의 경우 SW 구독에 대한 반감은 더 강하다. 기아 EV9(4WD 어스 트림 기준)은 HW 풀옵션 추가 가격만 880만원에 달한다. 이미 옵션에 1000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했는데 또 SW 구독 비용을 추가하면 소비자들의 심기는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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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시대, '깡통차' 가격은 내려간다

그렇다면 SW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주는 실익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본격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시대엔 구독 서비스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이득이라고 분석한다.


HW 옵션은 출고 할 때 한번 결정하면 돌이킬 수 없지만 SW 구독은 원하는 기능만 먼저 써보고 나중에 취소할 수 있다. 단, 실제로 소비자에게 실익이 돌아가려면 '깡통차(기본차)'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그래야 추가로 SW 구독 비용을 내는 데 부담이 없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은 HW 옵션에 따라 차량을 맞춤 생산한다. SW 중심 옵션으로 전환되는 SDV 시대가 오면 모든 기본차 사양이 동일하게 출고될 수 있다. 수준 높은 SW 구현이 가능해야 하기에 차량용 반도체, 각종 센서 등 차량 두뇌 성능은 높아진다. 하지만 대량 구매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생산 라인 일원화를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또 그동안 대중성이 없어서 양산까진 어려웠던 개별 옵션들이 SW 형태로 구현될 가능성도 있다.


유승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SW 구독 서비스 활성화로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는 더 높은 효용을 확보하고 제조사는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되는 ‘윈윈(win-win)’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산=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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