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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0마리로 급증한 '마약왕' 애완하마…결국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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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화살'로도 개체 수 조절 실패
인도·멕시코로 70여 마리 보낼 예정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기르던 하마들의 후손 일부가 해외로 보내질 예정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콜롬비아 당국이 하마 70마리를 인도(60마리)와 멕시코(10마리)의 자연보호구역에 각각 이주시키는 계획을 최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의 하마들은 해묵은 골칫거리였다. 원래 남미 대륙에는 하마가 살지 않았으나 1980년대 에스코바르가 콜롬비아 안티오키아주 메데인에서 약 250㎞ 떨어진 자신의 사유지 '아시엔다 나폴레스'에 만든 사설 동물원에 수컷 1마리와 암컷 3마리 등 하마 4마리를 들여놓으면서 하마는 남미 땅을 처음으로 밟게 됐다. 그는 아들에게 디즈니랜드와 비슷한 곳을 지어주려고 1978년 이곳을 만들었다.


콜롬비아 '아시엔다 나폴레스'의 하마들.[사진출처=AP 연합뉴스]

콜롬비아 '아시엔다 나폴레스'의 하마들.[사진출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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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에스코바르의 부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였다. 그는 남미 코카인의 미국 운송 루트를 개발해 미국에 코카인을 전파한 장본인이다. 1990년 포브스지는 에스코바르의 재산을 300억 달러(약 33조원)로 추산하며 그를 세계 7위 거부 자리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에스코바르의 말로는 참혹했다. 그는 1993년 군경에 쫓기다 사살됐다. 그 후 사설동물원에 있던 코끼리, 기린 등 다른 동물들은 동물원으로 팔려 갔지만 하마만 그곳에 방치됐다. 이후 인근 마그달레나강 유역으로 숨어든 하마들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빠르게 번식해 당초 4마리에서 40년 만에 130~160마리 규모로 불어났다. 이 하마들에게는 '코카인 하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전문가들도 하마 위험성 경고

여러 전문가는 '코카인 하마'의 다양한 위험성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했다.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한 논문은 코카인 하마의 개체 수가 20년 안에 1500마리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논문은 하마의 배설물이 수역 산소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어류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마 서식지 물에서 타지역보다 많은 시아노박테리아가 발견됐는데, 이로 인해 수질이 악화하고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해 어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또 다른 학술지 '생물보존'에 실린 논문은 하마가 작물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에게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는 영역 본능이 강한데다 천성 또한 사납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주민들이 강에서 하마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2건 발생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지역 당국은 하마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생식기능을 없애는 중성화 및 피임화살을 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위험한 데다 효과까지 없었다.


결국 당국은 하마 70마리를 인도와 멕시코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안티오키아주 주지사 아니발 가비리아는 현지 매체 블루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하마를 수용할 능력이 있는 나라에 보내고 번식을 통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도와 멕시코는 하마들의 자연 서식지는 아니다. 이에 대해 가비리아 주지사는 "(하마의 자연 서식지인) 아프리카에 보내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콜롬비아농업연구소 등의 승인을 거친 후 올 상반기 내에 하마들의 해외 이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마들은 특수 상자에 담겨 비행기로 운송되며 상황에 따라 진정제가 투여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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