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돌연 연임 포기한 배경은

지배구조 불확실성, 회사 주주가치 훼손 우려
업계 "정치권 외풍과 검찰 수사 압박에 포기"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을 포기했다.

구현모 대표는 23일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 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구현모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이사회는 차기 대표 최종후보로 구현모 대표를 확정했던 의결사항을 백지화하고 원점으로 돌렸다. 국민연금과 정치권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자 '공개 경쟁 방식'으로 후보를 재선정하기로 한 것이다. 구 대표는 일관되게 연임 의지를 보였다. 앞서 그는 "공개 경쟁을 통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증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이어질수록 회사 주주가치가 훼손 될 수 있다고 보고 결심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계는 거센 정치권 외풍과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으로 구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찰과 검찰 등은 구 대표 재임 중 일어난 의혹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구 대표는 국회의원에 대해 '쪼개기 후원'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1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고 불복해 법원에서 정식 재판도 진행 중이다. 앞서 남중수·이석채 전 회장이 연임했지만 개인 비리로 사법 처리를 받아 불명예 퇴진했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 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사회는 구현모 대표를 뺀 총 33명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인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