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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핵무기연구소, 수출통제 피해 美반도체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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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중국의 최고 핵무기 연구기관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해 지난 2년 반 동안 최소 12 차례 이상 미국의 첨단 반도체를 사들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국영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의 조달 문건들을 검토한 결과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 연구원이 2020년부터 인텔, 엔비디아 등 미 기업들의 반도체를 상당 규모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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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미국산 칩들은 데이터센터와 개인용 컴퓨터(PC)에 사용되는 종류로, CAEP가 중국 내 재판매업자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일부는 전산시스템의 부품으로 조달됐으며, 다수는 핵폭발 모델링을 포함한 광범위한 과학 분야에 사용되는 계산유체역학 연구를 위해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외국의 핵무기 연구에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미 행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를 위반한 것이다. CAEP는 중국 최초의 수소폭탄 개발에 일조한 연구기관으로 1997년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CAEP에서 발간한 연구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여 년간 최소 34건의 연구에서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최소 7건의 연구가 핵무기 유지에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산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조치해온 미 행정부의 노력이 역부족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CAEP는 WSJ의 논평에 답변하지 않았다.


WSJ는 "중국의 미국산 첨단기술 사용에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0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최첨단 반도체 등을 중국이 확보할 수 없게끔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CAEP가 확보한 미국산 칩들은 중국에서 양산이 어려운 고성능 제품인 7나노미터~14나노미터 사이즈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WSJ는 2020년 11월 CAEP가 60개의 인텔 프로세서와 49개 엔비디아 칩을 조달했고, 이 가운데 대량의 데이터 분석 속도를 높여주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V100그래픽처리장치(GPU)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한 CAEP가 구매한 인텔의 제온 골드나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를 통해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국제통상변호사로 활동중인 전직 미 상무부 관리 케빈 울프는 "해외 거래에 있어 미국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틈을 지적했다.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칩 매출 중 중국 내 구매 규모는 3분의 1을 웃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최근 몇년간 핵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현재 400여 개 수준인 핵탄두 보유량을 2035년까지 1500개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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