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러 직통 가스관 승인보류 "내년 상반기까지 불가"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가격 사상최고치...연초대비 7배
유럽으로 방향돌리는 美 LNG 수출...아시아에도 파장 우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감 고조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천연가스 수급 우려가 전세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미국과 중동에서의 수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가스 수급도 어려움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유럽 천연가스 주요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35.60유로까지 치솟아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17.94유로 대비 7배 이상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날 독일 정부가 러시아와의 직통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가동 승인을 보류한다고 밝히면서 천연가스 수급 위기가 부각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요헨 호만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르트스트림2의 가동승인은 내년 상반기까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법적인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EU도 러시아에 대한 가스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EU집행위는 2049년 이후 EU 비가맹국가들과 천연가스 장기계약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스시장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러시아와의 장기계약 공급을 줄이기 위해 법안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수급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유럽국가들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43%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와 유럽국가들간 연결된 가스관들을 통해 압축천연가스(CNG)를 곧바로 공급받아왔다.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더욱 폭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로 미국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아직까진 유럽발 천연가스 위기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있진 않지만, 유럽의 천연가스 대체 수요가 미국으로 쏠릴 경우 향후 중장기적인 수급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
천연가스 정보업체 내추럴가스인텔리전스(NGI)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 수출업체들이 유럽지역과 거래에서 발생한 차익은 MMBtu(100만 영국 열량단위) 당 평균 37달러로 아시아지역 거래차익인 30달러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LNG 수출기업들이 아시아보다 유럽수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GI는 "미국과 유럽간 천연가스 가격 격차가 10배 이상으로 벌어졌고, 아시아와 미국 지역의 겨울 날씨가 온화한 것으로 나타나 수요감소가 예상되면서 LNG 업체들이 대거 유럽 수출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행사제품인줄 알았는데"…회원에게만 1+1[헛다리...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