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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료 만들다 반도체까지…MSG 원조 기업이 세븐일레븐과 비교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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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CEO 기업의 전혀 다른 운명<上>

아지노모토, 조미료 회사지만 반도체까지 진출
신사업 성장성에 주가 재평가
세븐앤드아이홀딩스, 백화점 인수 등
유통 현업에만 집중
M&A 실패로 투자자들 외면

'미원'의 원조 제품을 만든 일본의 대표 조미료회사 아지노모토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소유한 세븐일레븐앤드아이홀딩스(세븐앤드아이홀딩스)와 함께 자주 일본 언론에 등장한다. 식품·유통 업종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을 하는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아지노모토의 수장 역할을 했던 이토 마사토시 전 회장의 이름은 지난해 별세한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창업자 이름과 같다.
동명이인 수장을 뒀지만 두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완전히 다르다. 아지노모토는 신사업을 잘 키워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알짜기업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반해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 세븐일레븐에 음식과 조미료를 납품하는 업체 정도로 여겨졌던 아지노모토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로 지금은 세븐아이홀딩스를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본 언론은 경영진의 사업 전개 방식, 기업 밸류업에 대한 고민 등이 기업의 운명을 바꾸는 상반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아지노모토의 이토 마사토시 전 회장(왼쪽)과 세븐일레븐앤드아이홀딩스의 고(故) 이토 마사토시 명예회장.

아지노모토의 이토 마사토시 전 회장(왼쪽)과 세븐일레븐앤드아이홀딩스의 고(故) 이토 마사토시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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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노하우 응용해 신사업 확장한 아지노모토

‘미원’의 원조인 일본 아지노모토. 아지노모토는 꾸준한 주가 상승 흐름으로 일본 증권가에서 ‘오래 묵혀도 좋을 주식’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2015년 2879.5엔(2만5095원)이던 아지노모토의 종가는 10년 사이 2배 넘게 뛰어올라 현재 6021.0엔(5만247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20년 전 아지노모토 주식을 100만엔(875만원)어치 매수했다면 현재 약 243만엔(2128만원)의 차익을 실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주력 사업을 미래 먹거리와 잘 연계한 효과가 주가 상승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지노모토는 ‘맛있게 먹고 건강해지기’를 슬로건으로 1970년부터 감칠맛의 원료인 아미노산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해 아미노바이탈이라는 건강 보조제를 개발하기도 하고, 교토대학과 공동으로 세포 연구용 배지 개발을 하기도 했다.

아지노모토가 홍보하는 다양한 연구들.(사진출처=아지노모토 홈페이지)

아지노모토가 홍보하는 다양한 연구들.(사진출처=아지노모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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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반도체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아지노모토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자체 아미노산 활용 기술로 절연 필름을 개발한 것인데, 이것이 PC나 스마트폰 CPU(중앙처리장치)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지노모토는 이를 ‘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의 약자인 ‘ABF’로 이름 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세계 웬만한 PC 대부분에는 이 ABF가 부품으로 들어간다. 투자자들은 아지노모토의 ABF를 조미료보다 더 똑똑한 '효자상품'으로 꼽고 있다.

덕분에 아지노모토의 주식은 2021년 10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한다. 2021년 3월기(2020년 4월~2021년 3월) 아지노모토는 사업이익 1131억엔(9858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중 주력 사업인 조미료와 식품 분야 이익이 867억엔(7557억원)으로 77%를, ABF와 헬스케어 사업이 262억엔(2283억원)으로 약 23%를 차지했다. 기존 사업도 안정적인데 신사업 성장성까지 갖췄다는 점이 호평을 받으면서 아지노모토의 예상 PER(주가 수익률)이 기존의 30배 이상으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아지노모토가 개발한 ABF.(사진출처=아지노모토 홈페이지)

아지노모토가 개발한 ABF.(사진출처=아지노모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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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이익에도…주가 폭락한 세븐앤드아이홀딩스

반면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 세븐앤드아이홀딩스의 2023년 10월 연결 결산은 영업이익 2411억엔(2조101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발표 다음 날부터 5800엔(5만원) 전후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5451엔(4만7500원)까지 5%가 떨어졌다.


일본 언론들은 냉담한 주식시장의 반응에 주목하면서, 세븐앤드아이홀딩스의 사업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주력 사업인 편의점의 새 활로를 개척하겠다며 북미 시장 진출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미국 3위 편의점 기업인 스피드웨이를 인수하는 등 현지 시장에 거침없이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북미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솔린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작 주 수입원이 될 가솔린 판매가 부진했고, 심지어 계속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상품 판매량 자체가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들었다. 일본 경제지 도요게이자이는 “판관비를 줄여 이를 극복해나가겠다고 회사측이 설명했지만 증권가 분위기가 쉽게 진정 되지 않는 모양새”라며 “주주들을 포함해 애널리스트들도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미 세븐일레븐 홈페이지.(사진출처=세븐일레븐 홈페이지)

북미 세븐일레븐 홈페이지.(사진출처=세븐일레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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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행한 신사업들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백화점 인수다.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2006년 ‘중산층의 상징’으로 대표됐던 소고·세이부 백화점을 인수했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는 이미 1990년 버블경제 붕괴로 백화점의 매상 자체가 오르지 않음에도 불구, 이를 인수한 세븐앤드아이홀딩스의 전략에 의문을 품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결국 실적 부진을 타개하지 못하고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2022년 눈물의 점포정리로 백화점 재매각에 들어가게 된다.

2019년에는 세븐일레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결제 서비스인 ‘세븐 페이’를 출시했으나, 이마저도 해킹과 부정 사용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며칠 만에 서비스가 중단됐고, 결국 3개월 만에 서비스가 폐지됐다. 사업 철수의 실손은 30억엔(261억원)을 기록. 디지털 전략에서 크게 뒤처지게 됐다는 부정적인 평가까지 나왔다.


서비스 중단에 들어간 세븐페이의 작동 당시 예시화면.(사진출처=세븐일레븐)

서비스 중단에 들어간 세븐페이의 작동 당시 예시화면.(사진출처=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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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재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눈앞의 M&A에 집중해 실패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화점부터 시작해 종합 생활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으로 목표로 했으나, 결국 대부분이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됐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세븐 페이 문제부터 소고와 세이부 백화점 매각 등 편의점 업계 1위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실수들이 눈에 띈다.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리더십과 비전이 없는 세븐앤드아이홀딩스와는 성장 시나리오를 그릴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일본 주식 시장에서는 아지노모토처럼 가보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는 게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아지노모토는 주력 상품인 조미료와 냉동만두뿐 아니라 반도체 소재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따냈다"고 극찬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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