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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대선의 감초 '체육관', 기묘한 정치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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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다른 '체육관 선거' 의미…대선 후보 선출 장소로 애용
與野, 2012년 대선은 서울 대신 고양에서 대선후보 선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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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한국 정치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상징하는 단어의 조합 중 하나는 ‘체육관 선거’다. 체육관과 한국정치의 인연은 기묘하다. 민주주의 억압과 통제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체육관 선거’의 역사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오늘날 체육관 선거의 의미는 큰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독재정치를 상징하는 공간이라면 지금은 장소의 기능적 특성 때문에 체육관 선거의 생명력이 유지된다.

체육관 선거는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았던 것에서 유래됐다. 장충체육관에서 체육관 선거를 통해 네 차례나 대통령이 뽑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972년과 1978년은 박정희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1979년은 최규하 후보, 1980년은 전두환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1970년대 초반 이후 1987년 민주화운동 이전까지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대통령을 선출할 권한이 없었다.


대통령선거는 사실상 형식이었다. 권력의 입맛에 맞는 이들이 투표라는 대통령 선출 과정에 동참해 99%가 넘는 압도적인 승자를 만들어냈다. 한국 정치 역사에서 체육관 선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이유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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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1987년 이후에는 이른바 체육관 선거는 사라졌을까. 체육관에서 ‘그들만의 리그’로 대통령을 뽑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여야 정당은 체육관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게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반드시 체육관에서 뽑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대선후보 선출 장소로 체육관만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주요 정당 입장에서 대선후보 선출은 중요한 정치 이벤트다. 대선후보 선출대회를 준비하는 실무팀이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은 장소 섭외다. 대선후보 선출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할 수 있는 장소는 제한돼 있다.


특히 각종 행사와 시상식, 콘서트 등이 몰려 있는 연말에는 장소 섭외의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정당이 대선후보 선출 장소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TV 중계 등에 용이한 환경,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 넉넉한 주차장 그리고 악천후에도 예정된 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장소이다.


지방에서 상경하는 인원들을 고려해 도로 환경도 신경을 쓴다. 서울 송파구 잠실경기장과 올림픽공원 등은 도로 접근성도 좋고 각종 체육관도 많으며 주차 공간이 넉넉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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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입장에서는 대선후보 선출대회를 진행할 안성맞춤의 장소다. 과거 장충체육관에서 여러 차례 대통령이 뽑혔다는 점이 영향을 줬을까. 잠실에 비해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장충체육관도 선택지 중 하나다.


서울에서 장소를 찾다가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거나 다른 사정이 있을 때는 서울 근교의 공간이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경기도 고양시의 킨텍스와 고양체육관 등이 대안으로 활용되는 장소다.


흥미로운 점은 2012년에는 여야 모두 고양시에서 대선후보를 선출했다는 점이다. 2012년 8월20일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킨텍스에서 선출됐다. 2012년 9월16일에는 고양체육관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선출됐다.


최근 20년 간 민주당 계열 정당은 대선후보 선출 장소로 체육관을 선택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2002년 4월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선출됐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007년 10월15일 장충체육관에서 대선후보로 뽑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17년 4월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대선후보로 뽑혔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박용진 등 네 명의 정치인이 격돌한 민주당의 대선후보 최종 경선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된다. 결선 투표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날 체육관에서 뽑히는 또 한 명의 대선후보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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