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도시와 사람’ 이승태 대표, “변호사도 근로자… 행복한 로펌 만들자”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중소형 법무법인의 파격
근로자의날엔 휴일근무수당
내달부터 단축근무 도입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구성원 모두가 진짜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로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변호사도 근로자 아닌가.”


서초동 법조타운에 있는 한 중소형 로펌에서 올가을께 같은 팀 소속 여성과 남성 변호사 1명씩 2명이 동시에 5개월가량 육아휴직을 떠난다. 대표와 부대표를 제외하면 소속 변호사가 18명(수습 변호사 3명 포함)에 불과한 로펌으로서는 ‘통 큰 결단’이다. 법무법인 ‘도시와 사람’(대표변호사 이승태)의 이야기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이미지출처=법률신문]

AD
원본보기 아이콘

변호사들에게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처럼 여겨진다. 업무 특성상 휴직으로 인한 업무에 공백이 생겼을 때 대체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고 클라이언트 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어서다. 특히 변호사 1명의 역할이 큰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로펌은 두 명의 공석에 대비해 최근 13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수습변호사 3명과 경력 변호사 1명(공고 중)을 추가 채용하면서까지 육아휴직을 허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승태(56·사법연수원 30기·사진) 대표변호사는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라떼(나 때)’라는 말은 없어져야 한다”며 “옛날 생각만 한다면 이전 세대의 6·25 시절과 뭐가 다르겠나. 사람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아휴직을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받아들여야 하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당장은 신규 변호사 채용이 재정 지출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법무법인 내에 활력을 주고 구성원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도적으로 세상의 변화에 발맞췄을 때 누구나 와서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이미지출처=법률신문]

원본보기 아이콘

대한민국의 전체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매년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엔 ‘0.72’를 기록했다.

법조계는 육아휴직에 인색한 직역 중 하나다. 여성 변호사도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로 선뜻 육아휴직을 내지 못한다. 출산휴가(3개월)에 육아휴직을 몇 개월 붙여 사용하려고 신청했다가 반려되자 퇴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와 사람’의 작은 변화는 법조계에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도시와 사람’에서 남성 첫 육아휴직자로 선정된 권용의(38·변호사시험 10회) 변호사는 “변호사의 업무 특성상 성별과 관계없이 육아휴직을 내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고, 특히 배우자 육아휴직인 만큼 고민이 많았다”며 “특히 팀에서 2명이 동시에 육아휴직을 신청했음에도 오히려 ‘저출산 시대에 큰 일을 했다’고 격려해준 대표에게 감사하고, 이런 분위기가 다른 법률사무소와 로펌으로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시와 사람’은 최근 전 직원 설문조사를 거쳐 오는 6월부터 ‘유연근무제도’와 ‘단축근무’도 실시한다. 직원의 경우 △오전 8시 30분 △오전 9시 △오전 9시 30분 출근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또 직원과 변호사는 격주로 금요일에 1시간 단축 근무를 한다.


이 대표변호사는 “올해 근로자의날에 출근을 하면서 유연근무제 도입을 결심했다”며 “근로자의 날에 법원 공무원들이 쉬지 않고 변호사, 로펌 직원도 마찬가지인데 이들 모두 ‘근로자’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 예전이야 변호사는 일반 근로자와 다르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게 당연한 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로펌 직원들에게도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일찍 퇴근하게 했고 대한변협에도 변호사의 인권을 생각해 근로자의날에 재판이 열리지 않게 제안하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률신문은 ‘남성(아빠) 육아휴직’도 활성화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지난 1월 ‘아빠 변호사의 육아휴직 체험기(記)’ 칼럼을 연재했다. 당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대형로펌 12곳(법무법인 광장·세종·태평양·율촌·화우·지평·바른·대륙아주·동인·한결클라스·로고스·린)에 2018~2023년 육아휴직을 쓴 남성 변호사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35명만이 ‘아빠 육휴’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법률신문 1월 18일 자 보도 참조>.


한 여성 변호사는 “요새 일부 로펌의 ‘전향적인 육아휴직’ 바람이 법조 전역으로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자동차 폭발에 앞유리 '박살'…전국 곳곳 '北 오물 풍선' 폭탄(종합)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국내이슈

  •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 세계 최초 달 뒷면 착륙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