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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프 코앞인데…'항만 적체'에 우는 수출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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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운임 1년새 3배 급등
북미·유럽노선 선적 지연
가전업계, 반도체 등 부품난

美 블프 코앞인데…'항만 적체'에 우는 수출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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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날짜에 선적하는 건 옛말이 됐습니다. 포워더(운송주선인) 업체와 선적 날짜를 협의해 왔는데 최근에는 11월 중순에는 도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그런데도 선적 날짜를 확정할 수가 없습니다. 제품 선적까지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답답할 뿐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 세계 항만 적체가 심화하면서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국내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해상운임이 3배 이상 급등해 물류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북미나 유럽 지역으로 제품을 실어나를 선박조차 구할 수 없어서다. 1주 정도 대기했던 선적 일정이 최근 한 달 이상 소요되고 있어 연말 쇼핑 특수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운운임 1년간 3배 급등…운항 정시성 10% 미만 급감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9월30일 1443.54에서 올해 9월30일 기준 4614.10으로 3.12배 치솟았다. 같은 기간 국내 주요 수출항로인 아시아~북미서안 노선의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운임은 3000달러 후반에서 6000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항구 인근에 선박을 대기하는 체선(滯船)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아시아~북미서안 노선의 컨테이너선 정시성은 9.9%로 전년 동기(62.2%) 대비 52.3%포인트 급감했다. 정시성은 선사들이 예정된 선박 일정을 얼마나 준수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해 컨테이너선 10척 중 6척이 운항 일정을 맞췄다면 올해 들어 1척도 제대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항만적체 심화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수출기업에 돌아가고 있다. 출항일정을 제 날짜에 맞추기 힘들어지면서 물품을 항구 인근에 추가 보관하는 등의 제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마저도 부산신항 인근 컨테이너선 보관 야드는 올해 초 이미 포화상태로 항구에서 떨어진 양산 등에 보관하는 실정이다. 국내 수출기업 관계자는 "부산신항을 출항해 북미서안 로스엔젤레스항 하역까지 평균 10일 소요되던 일정이 최근에는 평균 3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리면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화물을 선적하고 있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Gdansk)'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화물을 선적하고 있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Gdansk)'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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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대목인데…머리 아픈 가전업계

물류난에 어려움이 가장 큰 업계는 바로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둔 가전업계다. 일반적으로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연휴 등 가전 소비가 큰 이벤트가 연이어 있어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물류난이 이어지면서 운송비가 크게 올라 수익성은 떨어지고 TV 등 주요 제품들이 제때 배송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는 미국과 멕시코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4분기에 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현지에서 증가한 수요에 맞춰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지화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월풀의 경우 운송비 등이 올라가는 점을 고려해 제한된 생산력을 중저가 제품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전업계는 물류난뿐 아니라 최근 반도체 수급 등 부품난도 겪고 있다.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생산단가가 오르고 반도체 수급난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3분기까지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매출 확대 효과가 있어 역대급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전 세계적으로 물류난에 중국 전력난, 부품난과 같은 혼란이 있어 이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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