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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발 감염 일파만파…수용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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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發 '집단감염' 비상

동부구치소, 1830여명 대상 4차 전수조사
수용자 가족들 "막막한 심정…상황 파악도 안돼"
수용자 서신 통해 내부 상황 알리기도
다른 수용시설 '도미노 감염'도 이어져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 모습. 동부구치소에서 다른 교정시설로 이감된 수용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지난달 28일 직원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지난 14일 수용자 가운데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 누적 확진자는 792명으로 늘어났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 모습. 동부구치소에서 다른 교정시설로 이감된 수용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지난달 28일 직원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지난 14일 수용자 가운데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 누적 확진자는 792명으로 늘어났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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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송승윤 기자, 김수환 기자] 30일 오전 9시께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출입문은 모두 굳게 닫혀있었다. 지나는 시민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10분 간격으로 직원이 이용하는 차량이 드나들 뿐이었다. 이곳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김모(35ㆍ남)씨는 "민원실도 폐쇄돼 민원인이나 일반인은 사실상 출입 통제된 상태다"라며 "항소장 변경 등 급한 용무가 있는 변호인만 신분증 확인 후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한 편의점 점주는 동부구치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소식에 "지금 말할 여력이 없다"며 "바쁜 시간이 나가달라"고 했다.


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까지 792명에 달한다. 직원 21명, 수용자 771명이다. 직원 1명이 가족으로부터 감염되며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7일 이후 한달새 전체 인원의 30%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동부구치소는 이날 기존 확진자를 제외한 인원 1830여명을 대상으로 4차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확진자 또 늘어…가족들은 애간장 = 수용자 가족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수용자 가족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는 "가족이 동부구치소에 있는데 접견도 막힌 데다가 서신도 없어 막막하다",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이 남부교도소로 오면서 1인실로 옮겨졌다는데 감염이 걱정된다" 등의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한 회원은 "법무부 온라인 민원 서비스를 통해 영치금 조회를 했더니 가족의 수용정보가 변경된 것으로 나왔다"며 "확진 판정을 받아 옮겨진 것인지도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용자 가족 일부는 서신을 공개하며 내부의 열악한 상황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개한 편지에서 "밤 10시가 넘어 확진자나 접촉자와 같은 방을 쓰던 사람들 200여명을 강당에 모아놓더니 새벽 3시까지 그대로 앉혀뒀다"고 했다. 또 "열이 나고 몸이 아픈 상태인데 항의를 해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가족은 수용자의 말을 빌어 "동부구치소는 현재 아비규환인 상태"라면서 "확진자가 수용된 곳에선 하루종일 '아프다', '살려달라'는 고함이 터져나온다"고 했다.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동부구치소에서 다른 교정시설로 이감된 수용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지난달 28일 직원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지난 14일 수용자 가운데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 누적 확진자는 792명으로 늘어났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동부구치소에서 다른 교정시설로 이감된 수용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지난달 28일 직원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지난 14일 수용자 가운데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 누적 확진자는 792명으로 늘어났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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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형 구조…집단감염 불러 = 동부구치소는 2017년 지어진 사실상 국내에서 손꼽히는 최신식 교정시설이지만 수용 생활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뤄지면서 코로나 확산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 5개동이 하나로 연결된 12층 아파트형 구조. 지난 19일 187명의 확진자가 한번에 쏟아졌을 당시에도 8층에서만 1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미결수들이 모인 곳이다보니 수용정원(2070명)보다 400여명 많은 2412명이 있었다. 법무부는 최근 확진자 중 345명이 청송으로 이송됨에 따라 이후 발생한 확진자들이 동부구치소에 머물러도 밀집도 120% 기준을 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용자 분산…커지는 확산 우려 = 법무부는 동부구치소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수용자들을 다른 교정시설로 분산ㆍ이동시키고 있다. 이날도 오전 9시30분께 수용자를 태운 대형버스 3대가 정문을 나와 다른 교정시설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원 수나 이송 지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수용자들이 옮겨진 남부교도소, 강원북부교도소 등으로의 도미노 감염도 늘고 있다. 동부구치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가 서울중앙지법 등 법원에 출석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법정 내 피고인과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선제적 예방 조치로 법원내 전체 법정의 소독을 완료한 상태"라고 했다. 다만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초기대응에 실패하고 법무부 책임론도 나온다. 법무부는 향후 교정시설 내 집단감염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 메뉴얼에 따라 대처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용자 관리 상황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당 메뉴얼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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