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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낼 돈도 없다" 눈물의 보험 해약 급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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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해지환급금 18조6216억원
손보사, 장기해약환급금 7조원
코로나19 장기화로 가계 경제 악화 우려

"보험료 낼 돈도 없다" 눈물의 보험 해약 급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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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서울 중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선우진씨(45·가명)는 최근 보험 상품을 해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이후 손님이 뚝 끊기면서 가게 임대료는 커녕 인건비와 생활자금 마련도 쉽지 않아져서다. 가뜩이나 은행 대출 조건까지 높아져 신규 대출은 꿈에도 못 꾸는 상황. 무조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불구, 당장 보험료 납입이 어렵고 돈이 필요하니 눈물을 머금고 보험을 깬 것. 선우 씨는 "안타깝지만 그동안 부어왔던 보험상품을 그냥 해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계 경제가 악화되면서 보험을 중도 해지하거나 보험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보험 계약을 해지하거나 불황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체감하는 경제적 현실이 힘들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올해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속 주식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을 해지한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2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약했을 때 돌려받는 금액인 해지환급금이 늘고 있다. 올해 1~8월 국내 24개 생명보험사가 내준 해지환급금은 18조6216억원으로 전년대비 3.38%(6094억원) 증가했다. 해지환급금은 보험사로부터 운영비와 해약공제액 등을 제외하고 돌려받는다. 이 때문에 보험 상품을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않고 중간에 해약을 하면 계약자가 무조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손해보험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주요 국내 손보사가 지급한 장기해약환급금은 7조원으로 전년대비 8.55%(5512억원) 늘어났다. 장기해약환급금은 가입자의 장기보험 상품 해약에 따라 보험사가 지급하는 비용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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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도 증가세

해지환급금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보험약관대출 역시 증가 추세다. 지난 3분기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의 보험약관대출 신규액은 5조8569억원으로 전분기(4조5131억원) 대비 29.8%나 급증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그동안 납부한 보험금을 담보로 해지환급금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자율은 4~10% 수준으로 시중은행보다 대출 이자가 높지만 신용, 담보 등에 상관없이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이용한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보험을 중도 해지하거나 보험으로 대출을 받는 이들이 급증한 밑바탕에는 그만큼 가계경제가 악화됐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생명보험을 해약한 경험이 있는 30~60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4%가 경제적 어려움이나 목돈필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 등 경제적 사정으로 보험을 해약했다고 답했다. 해약자들은 납입금의 평균 70%정도만 돌려받았다.

일각에서는 생활비 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를 위해 보험 등을 해지한 '개미'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액보험의 경우 주가 상승으로 원금회복이 될 수 있어 새로운 투자를 위해 해약하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약관 대출은 당장 목돈을 구하기 어려워지거나 매월 납부하는 보험료에 부담을 느낀 서민들이 이용한다"며 "보험 해약 역시 원금도 제대로 못 받고 보장도 사라져 손해라는 것을 알지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서민들이 보험 해약을 불가피하게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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