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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겨울 소녀상 지키던 대학생 "한일문제, 일본 시민과 연대 필요"

최종수정 2019.08.08 11:38 기사입력 2019.08.0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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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

새내기 시절부터 할머니들과 함께
日 대사관 소녀상 이전 요구에
칼바람 맞으며 밤새 지켜
"역사 문제로 경제보복, 아베 정부의 실책"

이태희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옆에 앉아 있다./이정윤 기자

이태희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옆에 앉아 있다./이정윤 기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할머니들께서는 일본 정부가 나쁜 것이지 일본 사람까지 미워하지는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해요."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만난 이태희(23ㆍ여)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 제외한 후 거세진 반일운동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평화나비네트워크에 5년째 몸담으며 한일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와서일까. 그의 목소리에는 당당함이 묻어나왔다.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서울ㆍ경기ㆍ강원 등 6개 지역 대학생 200여명으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단체다.


이 대표는 대학교 새내기 시절인 2015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곁을 지켜왔다. 그해 12월28일 졸속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가 체결되고 일본 정부가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자 소녀상을 지키고자 60일 넘게 이어진 노숙농성에도 참여했다. 그는 "위안부 합의로 이 문제가 좋게 끝났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노숙농성을 시작하게 됐다"며 "살을 에는 듯한 추위였지만 소녀상 철거를 막고 위안부 합의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리고자 버티고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부모님께는 학과 엠티(MT)를 간다고 하고 밤새 소녀상을 지켰다"고 회상했다.


4년 전 소녀상을 지키던 소녀의 눈에 비친 현재 한일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이 대표는 한일갈등은 당연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한일 청구권협정과 위안부 합의 때 제대로 된 사죄가 없었음에도 이제 과거 문제는 그만 언급하라고 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역사의 문제를 가지고 경제적으로 보복을 자행한 것 역시 아베 정부의 실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에 대한 분노가 가득한 상황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아베 규탄 시위도 일본 정부가 그 원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한 해법 또한 일본 시민과의 연대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표권을 가진 일본 국민이 나서야 아베 정부가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일본 대학생 단체와의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 일본 평화헌법 제9조의 개헌을 반대하는 대학생 축제인 '피스나이트나인(PeaceNight9)' 실행위원회와 소통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더 나아가 동북아 청년이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온라인 선언 운동 '피스 챌린지(Peace Challenge)'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일본 시민과의 연대가 결국 위안부 문제를 푸는데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는 "우리가 끊임없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리면 일본 시민들도 이에 대해 공감해 함께 행동하면 일본 정부도 사죄와 배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이제 피해 할머니뿐 아니라 내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할머니는 단 20명이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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