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당시 주민 100여명을 살린 경찰영웅 故 문형순 서장이 10일 제주시 오등동 소재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됐다.
문 서장은 1949년 제주 4·3사건 대정읍 주민 100여명을 살리고, 1950년에는 군의 예비검속자 처형 지시에 이행을 끝까지 거부해 278명의 생명을 구한 경찰영웅이다.
또한 일제강점기 만주 일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1953년 경찰을 퇴직한 이후로는 자녀 없이 쓸쓸한 노년을 보내다 1966년 제주도립병원에서 사망, 이북5도민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경찰청은 문 서장의 독립운동 경력을 바탕으로 생전(1963년) 1차례를 포함해 6차례에 걸쳐 국가유공자 서훈을 추진했으나 입증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서훈이 보류돼 왔다.
이어 6.25 전쟁기간 중 경찰 재직경력을 바탕으로 국가유공자 서훈을 추진한 끝에 지난해에야 비로소 국가유공자 및 국립묘지 안장 자격이 인정됐다.
이번 안장식에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충호 제주경찰청장,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 및 도내 주요 기관장, 이북5도민연합회, 4·3희생자 유족회, 4·3평화재단 및 4·3사건 당시 문 서장의 결단으로 생명을 구한 강순주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윤 청장은 추도사를 통해 “문 서장님의 국가유공자 서훈과 국립묘지 안장이 이뤄짐으로써 우리 경찰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아 더욱 뜻깊은 마음”이라며 “14만 경찰이 문 서장님과 같이 언제나 국민을 지키는 우리의 사명을 굳건히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에서는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전사·순직 경찰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매년 6월6일 경찰기념공원에서 유가족, 보훈단체 참석 하에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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