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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협상 판 사실상 깨졌다…세계경제 격랑 속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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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반 패권 둘러싸고 美·中간 강대강 대치 변곡점
中, 美국채 매각·희토류 수출 제한 등 보복 땐 악화일로

G2협상 판 사실상 깨졌다…세계경제 격랑 속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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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김은별 기자] 미국이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한 것은 무역협상 판이 사실상 깨졌고, 양국의 경제전쟁이 전면전에 돌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주요2개국(G2)간 환율전쟁은 가뜩이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를 폭풍우 속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이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무역을 넘어 경제 전반의 패권을 둘러싸고 미ㆍ중 간 본격적인 강대강 대치가 시작되는 변곡점으로 해석했다.

코웬 워싱턴 리서치 그룹의 크리스 크루거 전략가는" 중국의 보복단계가 가장 약한 1부터 10까지 있다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긴 것은 11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곧이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무역긴장감은 빠른 속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치(破七)' 어떤 의미길래…"中 위안화 추가 절하가 관건"= 미국의 초강수는 이미 중국이 전날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고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이 넘는 '포치'를 용인하면서 어느정도 예견된 대응이었다. 이미 중국이 전날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 결정에 대해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압박 및 보호무역주의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명확히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단순 경고 사격을 생략하고, 곧바로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은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전면전을 벌이게 됐다.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마이클 허슨 아시아 지역 책임자는 "미ㆍ중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정부가 일정한 숙려 기간을 거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를 꺼내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 압박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이번 조치에 맞서 중국 역시 미 국채 매각, 희토류 수출 제한 등 그동안 자제했던 보복 카드를 꺼내들 경우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중국이 '포치'를 용인한 만큼 위안화 가치의 추가 절하를 용인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NYT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곧 중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더 평가절하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어 "달러 대비 7.002위안을 기록하든, 6.998위안을 기록하든 큰 차이가 없지만 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CNBC 방송에서 "중국 당국이 통화가치를 방어하지 않는다면, 위안화 가치는 30~40%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를 희석시키는 효과도 있어 미국은 발끈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10% 정도 낮아지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25% 관세는 15% 정도를 부과한 정도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중국의 추가 대응이다. 일단 중국은 6일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하루 전에 비해 0.66% 오른 수준이다. 그러나 오후 2시18분 현재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날보다 0.33% 하락한 7.0749위안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에는 위안화 환율이 7.1400위안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 전날보다는 환율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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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충격파 전망=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전면전이 글로벌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전면전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는 엄청난 충격파를 견뎌내야 할 전망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히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미국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려 미중 무역전쟁이 더 격화되면 3개 분기 내에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장 아시아 국가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라는 미국의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면 결국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경제 자체를 해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4년 전, 중국의 경제가 둔화되자 중국은 자국 공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부분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한 바 있다. 당시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 중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뿐더러 달러로 돈을 빌린 중국 기업들의 부채부담이 커진다. 부동산, 중공업 등 분야에서 막대한 금액을 차용한 중국 기업들이 빚을 더 비싸게 갚아야 하는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석유와 같은 제품들을 비싸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결국은 투자자들의 중국시장 엑소더스가 일어난다. 이미 중국 경제 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는 유럽,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진 상태다. 주식시장이 출렁인데 이어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경기침체의 전조로 평가되는 장ㆍ단기물 역전 현상이 심화하며 미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 간 금리차(스프레드)가 2007년4월 이후 최대폭(29.9bp·1bp=0.01%포인트)을 기록했다. 또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709%에 거래되면서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떨어지며 2017년10월 이후 가장 낮은 1.575%선에서 움직였다. 이는 무역긴장이 고조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채에 투자자들이 몰린 여파다.


한편 WSJ는 각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로 많은 투자자들이 '7위안'에 초점을 맞춰 투자해왔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했다. 마이크 버드 WSJ 시장담당기자는 "트레이더와 많은 금융기관들은 중국이 환율을 7위안으로 관리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헤지를 해 왔다"며 "앞으로 환율전쟁이 이어지면 어느 정도 수준에 맞춰 헤지를 해 둬야 할 지 예상이 어려워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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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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