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前 사무관 잇단 폭로'…시원찮은 기재부 해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신 前 사무관 "KT&G 사장 교체·국채발행에 靑 개입 주장"
기재부 "사실 무근" 해명…국채발행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언급 없어
"민영화된 민간기업 관리강화" 당시 차관발언에 대한 해명도 묵묵부답
靑 "매우 유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청와대가 민간 기업인 KT&G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지난해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전직 직원의 잇단 폭로에 기재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내부적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은 지난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를 시도했고 차관까지 보고됐다고 주장한 데 이어 30일 밤에는 청와대가 2017년 국채 조기 상환을 막고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주장을 새로 내놓았다.
신 전 사무관은 고려대 재학생ㆍ졸업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와 유튜브 영상에서 정부가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바이백)을 하루 전날 취소했고 청와대가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박하는 등 대규모 초과 세수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작년 11월 15일 예정돼 있던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 계획을 하루 전날갑자기 취소한 바 있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 기재부는 "국채 조기상환 입찰 취소와 적자국채 추가 발행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의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전날에도 "KT&G 사장 교체를 청와대가 지시했고 2대 주주인 기업은행을 통해 반대하도록 했다"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이 보도되자 "출자관리과에서 담배사업법상 정상적인 업무처리 과정의 일환으로 KT&G 현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채발행 지시와 관련해 기재부는 논의 과정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고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만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김동연) 부총리께서 차관보님한테 '너는 거기까지 올라서 정무적 고려도 못 하냐'고 질타를 했다. 정권 초 박근혜 정부와 겹쳐 있는 2017년에 GDP 대비 채무비율을 올려야 하는데 왜 국채를 더 발행하지 않아서 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추냐고"라고 주장했는데, 과정중 벌어진 사안에 대해서는 해명이 없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실여부를 묻는 질문에 "(신 전 사무관이) 한쪽면만 부풀려서 얘기했다"고 비판하면서도 "국채 발행을 둘러싸고 각자 위치에서 여러 얘기들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가 지시했고 기재부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있었다는 과정을 부인하지는 않은 것이다.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라는 입장만 고수했다. 하지만 문건에 '대외주의, 차관보고'가 적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명이 없다. 박성동 기재부 국고국장은 "5월 공개된 KT&G 관련 문건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만 말했다. 박 국장은 신 전 사무관이 동영상에서 "죄송하다"며 실명으로 언급한 당사자다. 기재부는 당시 K&G 동향 문건을 현재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국장은 "동향문건은 시일이 지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 차관이 민영화된 민간기업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기재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신 전 사무관이 전날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청와대가 KT&G와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려고 시도한 적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31일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다른 분야(KT&G)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만 기재부 전 사무관이 언급한 서울신문 사장 교체 건에 대해서는 한 말씀드리겠다"며 "서울신문 전 사장은 후임 인사가 늦어져 임기를 마치고도 두 달을 넘겨 재직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통화에서 "지난해 민영화된 공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셀프 연임'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논란이 있었다"며 "만약에 최고경영자를 바꾸려고 했다면 KT&G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같이 바꾸려고 해야지 한 군데만 교체하려고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본지는 신 전 사무관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당분간 착신이 정지됐다는 음성이 나왔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바보들과 뉴진스' 라임 맞춘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머스크 베이징 찾자마자…테슬라, 中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포토]美 브레이킹 배틀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