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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법부와 '설전'…美 대법원장 "오바마 판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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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최근 브렛 캐버노 대법관 취임으로 미국 대법원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이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사법부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성명문을 내고 "우리는 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 부시 판사, 클린턴 판사도 없다"면서 "우리에게 있는 건 자신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헌신적이고 대단한 판사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립적인 사법부는 우리 모두가 감사해야할 존재"라고 강조했다.

불법 이미자 망명 신청 금지령을 일시적으로 정지한 지방법원 판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판사'라고 표현한 것을 정면 반박하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중간선거 직후인 지난 9일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공식 통관항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만 망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멕시코 국경을 넘어 망명을 신청하면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후 존 S. 티거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19일 불법 이민자의 망명 제한 조치를 일시적으로 시행하지 못하도록 판결, 트럼프 대통령에 제동을 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즉각 반발하고 티거 판사에 대해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점을 들어 "오바마 판사"라고 공격했다.
이어 그는 항소심이 올라간 제9연방순회법원에 제소된 것이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그건 법이 아니다. 제9연방순회법원에서 우리는 전부 패소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 입국금지 행정명령 같은 것들이 대법원에 가야해야했고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이민 관련 안건들이 대법원까지 갔던 점을 언급하면서 당분간 미 행정부와 사법부간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버츠 대법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성명을 낸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버츠 대법원장이 평소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정치 부문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왔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지금까지 대통령이 개별 판사를 비판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며 이에 대응해 대법원장의 이의제기도 현대에 들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임명됐으며 정치적 성향은 중도 보수로 평가받고 있다.

설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츠 대법원장의 성명 이후 트위터를 통해 "존 로버츠 대법원장, 미안하다"면서 "하지만 당신은 정말로 '오바마 판사들'을 두고 있다"고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나라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과 아주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오바마 정권에서 임명된 판사들을 살펴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보수 성향의 캐버노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보수 성향 대법관 5명, 진보 성향 대법관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평소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공격에 대해 자주 우려를 표명해왔다. 그는 지난달 캐버노 대법관의 인준을 둘러싼 미 의회의 당파적 갈등이 대법원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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