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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내놓을 생각 없으면 오지 마"…북·미 대화 기대감 점점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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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 보낸 편지에는 '기꺼이 무엇인가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면 오지 말라'는 투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역시 북·미 외교를 통한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점차 실망을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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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외신 등은 미 정부 고위관료를 인용해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비밀편지에는 미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폼페이오 장관은 4차 방북을 알렸지만, 하루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취소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 배경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충분한 진전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이후 미국 언론 등은 김 부위원장의 편지가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을 최초로 알렸던 조시 로긴 워싱턴포스트(WP)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는 김 부위원장의 편지 내용과 관련해 "방북 취소를 결정할 만큼 충분히 적대적"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실제 김 부위원장의 편지에는 답보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을 언급하며 "미국과의 대화가 결딴날 위기에 처해있다"는 내용 등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의 편지 내용은 전문이 아닌 미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 등을 통해 일부 내용이 알려진 수준이지만, 미국뿐 아니라 북한 역시 북·미 협상과 관련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커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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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던 트럼프 대통령조차 북한의 비핵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을 정도로 미국의 북·미 협상에 대한 중간 평가 역시 부정적이다. 실제 미국 정보부와 국방부 관료들은 그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 정보 당국 등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방북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의 편지 이외에도 미 정부 내에서는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저변에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한국 정부와의 별도 협상을 통해 한미 동맹의 균열을 내는 데 집중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 이후 5일간 침묵한 뒤 낸 미국이 아닌 한국을 상대로 '판문점 선언 이행'을 강조하는 성명을 내놨다. 2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과 남은 외세가 아니라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쳐 나라의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동안 북한과 미국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북한의 경우 종전선언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완화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인터넷 매체 복스는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종전선언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에 나서야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꿔 파국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WP와 인터뷰에서 "누가 먼저 행동에 나설 것인가를 두고서 벌이는 논란은 어리석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먼저 나서기를 바라고 북한은 미국이 먼저 나서기를 바라는데, 결국 북ㆍ미 양측이 가야 할 길을 둘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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