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소음, 유아용 체험 요소 부족해 아쉬움 남기도
[아시아경제 이재익 기자] “위잉위잉” 조종 장치를 잡고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드론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바로 앞에 보이는 원 안으로 드론을 통과시키는 것이 미션이지만 괜한 몸만 이리저리 비틀게 될 뿐이었고 바로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조종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재미는 배가 됐다.
관람객의 대부분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었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체험 부스를 오가며 로봇을 만져보고 대화를 시도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안내를 도왔던 로봇들도 행사장 한쪽에 배치돼 관심을 모았다. 아이들은 가상현실(VR)과 원격제어 시스템이 함께 도입된 모형 자동차를 움직여보면서 미래 사회의 한 부분을 엿봤다.
가장 관심이 집중된 것은 역시 드론이었다. 150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은 대형 드론이 바닥에서 떠오르자 온 행사장에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형 드론은 간단한 사전 교육을 받은 뒤 바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4차 산업혁명 토크 콘서트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들의 환호성 속에 첫 토크콘서트의 주자로 나선 유명 유튜버 ‘도티’는 자신의 직업인 ‘크리에이터’에 대해 “IT기술의 발전과 유튜브라는 플랫폼 속에서 탄생했다”며 4차 산업혁명에서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이야기를 나눴다.
4차 산업혁명의 상징 중 하나로 여겨지는 3D프린터 업체도 자리를 함께 했다. 3D프린터로 만든 여러 모형들은 남녀노소 눈길을 끌었다. 충무공 이순신을 본뜬 모형은 3D프린터로 만든 모형 위에 한지를 입힌 뒤 색칠해 입체감을 더했다. 관련 업종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정준씨(29)는 “어른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과 로봇을 접목시킨 부스도 있었다. 로봇을 조종하는 코딩프로그램을 실제로 배운 뒤 로봇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인대 TNS본부장은 “로봇이 교육 도구이자 애완로봇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교육과정을 따라 쉽게 배워 자신만의 로봇으로 만들게끔 했다”고 밝혔다.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좁은 공간에 가득 찬 사람들의 대화 소리는 계속해서 커졌다. 많은 로봇들이 음성인식을 통해 움직이는데 음성인식 프로그램이 소음 때문에 동작을 하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대신 작동 시키는 경우도 생길 정도였다. 부스 관계자는 "가정용으로 제작돼 애초에 소음이 많은 곳에서 사용하는 로봇들이 아니라서 제대로 말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유치원생 나이 대의 아이들이 체험할만한 요소가 부족했던 것도 옥의 티로 작용했다. 7살 아이와 함께 인천에서 온 김하은씨(41)는 “아이가 어려서 대부분 구경만 하고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없어 아쉬웠다”며 “좀 더 다양한 연령대에 맞춰서 행사가 꾸며졌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로봇 페스티벌을 주최한 전자랜드 관계자는 “처음 개최한 행사라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며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람객들이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고 앞으로도 매년 로봇 페스티벌을 열면서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업체들과 논의하고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이재익 기자 o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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