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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 여름 BTS의 문화 청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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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정규 앨범 3집 '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차트 200'에 장기간 올라 있는 일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초이스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는 소식은 이 여름 무더위 속 청량제다. 우리의 막힌 마음을 뚫어주는 쾌거다. 이 소식은 전통가요를 즐기는 세대도 흐뭇하게 한다. 이들은 유동적이지만 '월드 앨범' 1위, '인디펜던트 앨범' 2위, '톱 앨범 세일즈' 14위를 차지했다고 언론들은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는 뮤직비디오 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의 한 아이돌 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편견과 억압에 저항하며 자신들만의 음악 가치를 구현하려는 7명의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BTS가 결성 후 우리 사회에 던진 첫 메시지는 앨범 'no more Dream(2013)'으로 학원 폭력과 획일적인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의 노래다. "성적은 바닥을 기지만 난 더 오히려/세상에 다 잘될 거라며 괜시리 소리쳐/하지만 세상은 되려 겁줘 그럴 거면 멈춰/머리를 채운 상념 공 대신 미래를 던져/또 남들이 칠하는 별점과 성공의 기준에 결격/덕에 암처럼 퍼지는 걱정 God damn it('화양연화' 중에서)"가 그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메시지는 '청춘 2부작'인 '화양연화 pt1~2(2015)'와 스페셜 앨범(2016)으로,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젊은이들의 불안과 혼돈 그리고 희망을 노래하는 청춘찬가와 'wings(2016)'을 통해 그들의 고민과 갈등, 꿈과 사랑, 세월호 등 사회 문제와 부조리에 대한 정면승부에 도전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를 가지고 월드 투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꽃길만 걷자/그런 말은 난 못 해/좋은 것만 보자/그런 말도 난 못 해/이제 좋은 일만 있을 거란 말/더는 아프지도 않을 거란 말/그런 말 난 못 해/그런 거짓말 못 해//너넨 아이돌이니까/안 들어도 구리겠네/너네 가사 맘에 안 들어/안 봐도 비디오네/너넨 힘 없으니 구린 짓/분명히 했을 텐데/너네 하는 짓들 보니/조금 있음 망하겠네/Thank you so much/니들의 자격지심/덕분에 고딩 때도 못 한 증명 해냈으니/박수 짝짝 그래 계속 쭉 해라 쭉/우린 우리끼리 행복할게/good yeah i'm good(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 서두)"이라는, 자조적이면서도 나름의 음악적 신념을 가지고 아이러니적 표현 구조로 노랫말을 만들어 시인들을 오히려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이렇듯 나이에 걸맞지 않게 내가 BTS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개인적 연유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가 되겠다고 설쳤던 나의 늦둥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메시지 때문이다. 우리 사회처럼 소통을 거부하는 한국현대시보다 그들이 작시한 가사에서 직설적이지만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길이 또 멀고 험할지라도 함께해주겠니/넘어지고 때론 다칠지라도 함께해주겠니 (…) 넌 내 하나뿐인 태양 세상에 딱 하나/손 뻗어봤자 금세 깨버릴 꿈('Run')'에서 보여주고 있는 직설적인 진정성과 상징성이 오히려 같잖은 한국시보다는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세계인들과 정서적 유대감과 일체감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또는 세계화를 꿈꾸는 타 예술 장르에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예술문화권에 보편적인 정서를 그들만의 개성적이고 독특한 음악세계로 자극해 깨어나게 해준다는 점이 그것이다.

유한근 문학평론가


g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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