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율 인상 검토에 "반격" 외치는 중국…美 비판 한목소리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미국이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매길 관세율을 당초 계획한 10%에서 25%로 올리는 것을 검토하자 중국 내부적으로 "굴복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일 사평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검토하면서 중국의 최대 양보를 얻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당근과 채찍을 들고 중국이 양보하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역전쟁을 멈추기 위한 양국 협상 가능성이 나오고는 있지만 대화를 재개하려는 미국의 성의는 많이 부족하다"며 "중국은 미국이 동등한 협상을 통해 무역갈등을 해결하려는 성의를 보일 때까지 조용히 계속 싸울 것이다. 중국은 고통스런 무역전쟁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경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 역시 "미국의 위협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제하의 사설에서 "중국은 그동안 최대한 성의를 다해 미국과 대화 협상을 추진해 왔고 진전이 있었는데, 미국이 오락가락한 태도로 합의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뜨렸다"며 "미국의 위협과 압박에 맞서는 중국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은 스스로 제시한 협상 카드의 효과를 과대 평가하면서도 무역전쟁이 자국 기업과 소비자에 미칠 피해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미국이 어떠한 압박을 하더라도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자유무역원칙과 다자무역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중국의 확고한 결심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미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은 미국의 무역 강요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내보내고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세율을 2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폭력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라며 "아무리 높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중국은 굴복하지 않고 최대한 보복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진정으로 대화를 통해 무역분쟁을 해결하고 싶다면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관세율 상향 압박으로 협박을 하면서 '대화합시다'라고 하는 이중적 태도에는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율 인상 계획을 비난하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압박과 엄포는 소용이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수위를 높인 행동을 하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해 스스로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시종일관 대화와 협상으로 중미 무역 마찰을 처리하길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국제사회가 모두 알고 있다"며 "(미국의)일방적인 위협과 압박은 정반대 결과만 낳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