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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르포]신분확인부터 기표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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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8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여행객들이  투표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8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여행객들이 투표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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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직접 투표해보니
썰렁하던 투표소, 오전 7시 출근시간 되자 유권자들 몰려
"투표지 7장 복잡" 불평도 있지만 선관위 업무처리는 빨라져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윤신원 기자, 김지희 수습기자, 이은결 수습기자] 6ㆍ13 지방선거를 닷새 앞둔 8일 전국 3512곳의 투표소에서 사전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선거기간 내내 이슈의 실종으로 투표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유권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했다. 투표율은 오전 10시 현재 2.04%로 같은 시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1.26%를 넘어 지난 19대 대선 2.38%에 근접했다.

이날 사전투표는 다소 한산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오전 6시 서울역 사전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는 10명가량에 불과했다. 사전투표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취재진들의 인원이 더 많은 상황이었다.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ㆍ효자동 제1투표소에도 같은 시간 5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전 7시가 지나 유권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제1투표소의 경우 오전 7시 이전까지 투표자가 10명에도 이르지 못했다. 이후 투표장을 찾는 유권자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소공동 제1투표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직장이 이 근처라 출근하는 길에 투표하러 왔다"고 설명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두 명은 "직장이 서소문 쪽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사전투표를 하는 건 아니고 투표 당일은 휴일이라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전투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투표소 앞에 설치된 중구청의 이벤트 입간판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서울역에서는 투표를 독려하는 안내방송이 반복해 나왔다.
투표는 예상과 달리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사전투표 경험이 늘어나면서 투표 관련 업무처리의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보였다. 직접 참여해본 투표는 대기 인원이 없다면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우선 신분증을 제시하자 투표 관리원이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을 이용해 자동으로 주소지와 해당 선거구를 검색했다. 이후 7장(도지사ㆍ교육감ㆍ도의원ㆍ도의원 비례대표ㆍ시장ㆍ시의원ㆍ시의원 비례대표)가 인쇄됐다. 투표에 참가한 기자의 경우 여권을 제시해 신분확인에 시간이 걸렸지만 일반 신분증의 경우 투표용지 출력까지 1분이면 충분했다. 이후 '회송용 봉투(관외 선거인용)'를 받고 기표소에서 기표를 한 투표용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고 투표함에 넣으니 모든 절차가 끝났다. 회송용 봉투 입구에는 양면 테이프가 붙어있어서 봉인에 별도의 도구도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투표할 것이 많은 만큼 "투표지가 많아 좀 복잡했다"는 유권자들의 불평도 들을 수 있었다.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부모를 따라온 한 어린이가 신기한 듯 기표소 주위를 살피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부모를 따라온 한 어린이가 신기한 듯 기표소 주위를 살피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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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으로는 처음 사전투표를 통해 한 표를 행사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삼청동 동사무소에 설치된 사전투표소를 오전 8시45분쯤 도착해 투표를 마쳤다. 문 대통령과 함께 김정숙 여사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도 사전투표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투표를 한 삼청동 동사무소 앞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피플퍼스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인권단체가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 참정권을 이야기하러 왔다"며 "사전투표소 중 600~700개가 아직도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이런 문제점을 대통령에게 알리기 위해 이곳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투표 전 임 비서실장과 5분가량 이야기를 나눴으며, 투표를 마친 대통령과 면담했다. 김 사무국장은 면담 이후 "문 대통령이 그간 신경 쓰실 일이 많아 이쪽(장애인 참정권)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하셨다. 앞으로 많의 논의해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후보들과 정치권에 지역발전을 이뤄달라는 염원을 나타냈다. 서울역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다음 주에 출장이 잡혀있어서 투표를 하지 못해서 오늘 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다들 관심이 없지만 그래도 한 표라도 보태자는 생각에 투표했다. 정상회담이나 남북문제는 국가에서 하는 것이니 지방선거에 나온 분들은 우리 지역을 위해 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역에서는 투표를 마냥 신기하게 바라보는 일본인과 중국인 등 외국인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 투표를 하지 않는 친구를 억지로 투표소에 끌고 들어가는 유권자의 모습도 보였다.

소공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한 할머니와 중장년 딸은 투표를 마친 뒤 "절반을 결정을 해와서 금방 찍고 나왔다"며 "우리야 정치를 잘 좀 해줬으면 좋겠다. 청년 일자리도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노원에 거주한다는 30대 직장인 여성 박모씨는 "정치인들이 공약이 빌 공자의 공약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당선이 돼서도 정책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이은결 수습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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